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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뿌리읽기]<290>(격,력)(솥 력·막을 격)

경호... 2012. 1. 24. 06:04

[한자뿌리읽기]<290>(격,력)(솥 력·막을 격)

 


중국 문명의 대표로 평가되는 청동기는 그 역사가 오래되어 기원전 5000년경에 이미 천연동이 사용되었음이 확인되었고, 기원전 4500년경의 서안 반파 유적지에서 발견된 청동 조각은 동 65%, 아연 25%, 주석 2%, 납 6% 등으로 되어 이후의 청동에 근접해 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청동기시대의 기술은 상나라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하였으며, 다양하고 수준 높은 예술품이 만들어졌다.

 

 

(격,력)은 청동기의 대표인 세발 솥(·정)과

닮았으되 다리(·족)의 속이 비어 물이 빨리

데워지도록 고안된 청동 솥이다.

제사의 희생으로 쓸 양을 자주 삶았던지 (양 양)이 더해진 자형도 종종 등장한다.

물론 모든 용기가 질그릇에서 시작하듯 (격,력)도 (도기)에서 시작했으나 청동기가 유행하자

이를 강조하기 위해 (쇠 금)을 더한 h(다리 굽은 솥 력)을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격,력)은 ‘솥’이나 ‘삶다’는 뜻과 관련된다.

예컨대, (국,육,죽)(죽 죽)은 아래가 죽을 끓이는 용기인 (격,력)이고,

위의 중간은 재료인 쌀(·미), 그 양쪽은 피어오르는 수증기를 그렸는데 (활 궁)으로 잘못 변했다.

중간의 가 삶다는 뜻의 (놈 자, 의 원래 글자)로 바뀌면 g(삶을 자)가 된다.

 

(바칠 헌)은 원래 (격,력)과 (개 견)으로 구성되어,

제사에 ‘바칠’ 개고기()를 솥((격,력))에 삶는 모습을 그렸는데,

금문에 들면서 소리부인 호(호랑이 호)가 더해져 이 되었다.

 

그런가 하면 (화할 융)은 (격,력)이 의미부이고 (충,훼)(벌레 충)이 소리부로,

‘설문해자’에서는 솥((격,력))에서 김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그렸다고 했다.

하늘로 올라간 김은 공기와 섞이고(·융합),

김은 공기 속을 흘러 다님으로 해서 다시 (금융)에서처럼 유통이라는 뜻이 생겼다.

 

 

나머지, (사이 뜰 격)은 (언덕 부)가 의미부이고 (격,력)이 소리부인 구조로,

칸막이 벽(·격벽)처럼 어떤 공간을 담()으로 (격리)한 것을 말하며,

(횡격막 격)은 동물체의 기관이나 조직을 가르고 있는 막(·육)을 말한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막을 격, 솥 력. ㉠막다 성(姓)의 하나 솥 (력) .발이 바깥쪽으로 굽어서 벌어진 옛날 솥

鬺  삶을 상 다리가 셋 있는 솥을 본떠 '솥'을 나타냄.

                 부수로 쓰일 때는 솥이나 솥으로 찌는 일 등에 관한 문자를 이룸

隔 사이뜰 격.㉠사이 뜨다 막다 뜨다 막이 이미 .사이를 가로막는 간격(間)

膈 가슴 격.㉠가슴 간막이(심장과 비장 사이의 장격(障隔)) 종틀(종을 걸어놓는 나무로 만든 틀)

               ①흉(胸)과 비(脾)의 사이 ②가슴속 흉중(胸中) ③종을 다는 나무

鼎 솥 정.㉠솥 점괘 바야흐로 

鼐 가마솥 내. 가마솥, 큰 솥. 

鑊 가마솥 확. 큰 솥. 

鼎鑊(정확) ①발이 있는 솥과 발이 없는 솥

               ②(중국() 전국() 시대()에)죄인()을 삶아 죽이던 큰 솥 ③극형()

煮 삶을 자.㉠삶다 끓이다 굽다 익히다 익다

烹 삶을 팽. ㉠삶다 삶아지다 요리 . 兎死狗烹(토사구팽)

融 녹을 융.㉠녹다 녹이다 화합하다 밝다 길다 화락하다 유통하다 통하다

獻 드릴 헌.㉠드리다 바치다 권하다 어진이 

죽 죽, 팔 육.㉠죽 미음 죽을 먹다 연약하다 허약하다 팔다 (육) 기르다 (육)

                         시집보내다 (육) 내놓다 (육) 성(姓)의 하나 (육) 

羹 국 갱.   

 

 

 

 

 

 

 


 

 

 

 

兎死狗烹(토사구팽)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가 없게 되어 삶아 먹는다는 뜻으로,

①필요()할 때 요긴()하게 써 먹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혹()하게 버린다는 뜻

②일이 있을 때는 실컷 부려먹다가 일이 끝나면 돌보지 않고 학대()함

 

초패왕 항우를 멸하고 한나라의 고조가 된 유방은 소하, 장량과 더불어 한나라 창업 삼걸의 한 사람인

한신을 초왕에 봉했다.

그런데 이듬해, 항우의 맹장이었던 종리매가 한신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고조는

지난날 그에게 고전한 악몽이 되살아나 크게 노했다.

그래서 한신에게 당장 압송하라고 명했으나 종리매와 오랜 친구인 한신은 고조의 명령을 어기고

오히려 그를 숨겨 주었다. 그러자 고조에게 '한신은 반심을 품고 있다'는 상소가 올라왔다.

진노한 고조는 참모 진평의 헌책에 따라 제후들에게 이렇게 명했다.

 

"제후는 초 땅의 진에서 대기하다가 운몽호로 유행하는 짐을 따르도록 하라"

한신을 진에서 포박하든가 나오지 않으면 제후의 군사로 주살할 계획이었다.

고조의 명을 받자 한신은 예삿일이 아님을 직감했다.

그래서 '아예 반기를 들까'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죄가 없는 이상 별일 없을 것'으로 믿고 순순히 고조를

 배알하기로 했다. 그러나 불안이 싹 가신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활한 가신이 한신에게 속삭이 듯 말했다.

 

"종리매의 목을 가져 가시면 폐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옵니다."

한신이 이 이야기를 하자 종리매는 크게 노했다.

"고조가 초나라를 치지 않는 것은 자네 곁에 내가 있기 때문일세.

그런데도 자네가 내 목을 가지고 고조에게 가겠다면 당장 내 손으로 잘라 주지.

하지만 그땐 자네도 망한다는 걸 잊지 말게"

 

종리매가 자결하자 한신은 그 목을 가지고 고조를 배알했다.

그러나 역적으로 포박당하자 그는 분개하여 이렇게 말했다.

 

"교활한 토끼를 사냥하고 나면 좋은 사냥개는 삶아먹히고,

하늘 높이 나는 새를 다 잡으면 좋은 활은 곳간에 처박히며,

적국을 쳐부수고 나면 지혜 있는 신하는 버림을 받는다고 하더니

한나라를 세우기 위해 분골쇄신한 내가, 이번에는 고조에게 죽게 되었구나"

 

그러나 고조는 한신을 죽이지 않았고 회음후로 좌천시킨 뒤 주거를 도읍인 장안으로 제한하고

세력을 빼앗아 버렸다.

 

교토사주구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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