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유의 詩

생이 끝났을 때

경호... 2010. 12. 5. 21:27

생이 끝났을 때


죽음이 찾아올 때

가을의 배고픈 곰처럼

죽음이 찾아와 지갑에서 반짝이는 동전들을 꺼내

나를 사고, 그 지갑을 닫을 때


나는 호기심과 경이로움에 차서

그 문으로 들어가리라.

그곳은 어떤 곳일까, 그 어둠의 오두막은.


그리고 주위 모든 것을 형제자매처럼 바라보리라.

각각의 생명을 하나의 꽃처럼

들에 핀 야생화처럼 모두 같으면서 서로 다른.


생이 끝났을 때 나는 말하고 싶다.

내 생애 동안 나는 경이로움과 결혼한 신부였다고.

단지 이 세상을 방문한 것으로

생을 마치지는 않으리라.


메리 올리버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현대 시인 중 하나. 비평가들은 그녀를 '에머슨만큼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시인이라고 평한다. 1935년 미국 오하이오 주 출생. 초기 작품에는 자유분방한 보헤미안적인 감성을 가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빈센트 밀레이의 영향이 드러나 있다. 최근 작품으로는<나뭇잎과 구름><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등이 있으며 현재 메사추세스 주 베닝턴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집<태초의 아메리카>로 1984년 퓰리쳐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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