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책]/마지막을위한이야기

마음공부의 삼 단계

경호... 2008. 11. 14. 14:00

사람이 죽으면 몸뚱이는 불에 타거나 흙에 묻혀 사라지지만 마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음은 타지도 썩지도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죽은 후에는 살아생전의 마음에 맞는 몸뚱이로 새로 받아 태어나기 때문에, 살아생전에 그 마음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자면 마음 공부가 필수겠지요.

 

마음공부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그 처음은 일심공부一心工夫입니다.심원의마心猿意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마치 원숭이처럼 오락가락하며 말처럼 치달린다는 의미입니다. 예컨대 좌선을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과거에서 미래로, 여기에서 저기로 왔다갔다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음공부의 첫 단계는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하라로 모으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것은 한 가지 주제를 정하여 거기에 몰두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관세음보살'을 염念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처음에는 앉거나 서서 염하고 듣습니다. 거기서 익숙해지면 오나가나 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좀 더 익숙해지면 자나 깨나 염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완전히 숙달이 되면 죽으나 사나 염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마음공부의 두 번째 단계는 무심공부無心工夫입니다. '관세음보살'이나 '마하반야바라밀'을 계속 부르고 듣다보면, 나중에는 부르는 이도 듣는 이도 모두 空공해져서 매사에 무심해질 수 있게 됩니다. 나라든가 남이라든가 성이나 악, 좋고 싫은 상대적인 경지를 초월해서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항상 무심하게 '바로 지금 여기에서 ~할 뿐!'인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무엇을 하든 걸림이 없게 되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게 되어 필경에는 마음이 참으로 쉬는 그자리에 이르게 됩니다.

 

마음공부의 마지막  단계는 발심공부發心工夫입니다. 마음이 푹 쉰 자리에서 일부러 한 마음 일으켜서 중생제도에 나서는 것입니다. 여기서의 발심은 초보자의 발심과는 다릅니다. 예컨대 초보자의 발심이 무쇠에 해당한다면, 무심을 거친 이후의 발심은 강철과도 같습니다. 깨어지기 쉬운 무쇠는 용광로의 불과 대장장이의 단련을 거쳐서 비로소 강력한 강철로 만들어집니다. 초보자의 발심은 깨어지기 쉬우며, 성취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심공부와 무심공부를 거친 이후의 발심은 깨지지도 않으며 성취하기도 쉽습니다. 아니 성취여부에 집착하지 않고 계속 마음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대발심大發心인 것입니다. 그 예로 관세음보살은 "누구든지 내 이름을 부른다면 달려가 고통에서 건져주리라."하였으며, 지장보살은 "지옥 중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성불하지 않고 보살로 머물면서 지옥 중생을 제도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음과 같이 마음을 낼 수는 있겠지요.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다시 한번 반복해서 마음속으로 외치며 그려볼까요?

 

"나는 내가 창조한다.""내가 선택한다.""나는 억세게 재수 좋은사람이다." "나는 성공한다'""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살리라." "일체 중생을 제도하리라." "머무는 바 없이 베풀리라." "나는 부처님의 제자다." "나는 복덕과 지혜를 두루 갖춘 사람이다."

 

이 정도 경지에  이르면 업業에 의해 이 세상에 다시 태어니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른바 願원에 의해 자유자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마음공부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우선 나의 마음을 니려놓아 쉬게 하십시오. 그리고 쉬어진 마음에서 새로운 기운을 일으키면 됩니다. 나를 새로이 할 수 있는 그 큰 힘을 말입니다. 따뜻한 공기가 빙산을 녹이듯이 많은 생명들을 향한 따뜻한 사랑의 발심이야말로 '나'를 녹이는 최선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