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까비르(kabir)명상詩 ①

경호... 2007. 11. 27. 03:40
수행을 돕는 게송들7

까비르의 노래

글·이현숙 옮김

까비르(kabir): 1440~1518년 사이 인도에 살았던 성자이며 시인으로 동방의 예수라고도 일컬어진다. 평생 직조공으로 살며 진리를 추구하는 삶을 살았다. 까비르의 열렬한 구도심은 스승 라마난다 밑에서 더욱 성숙하고 깊어져 갔고 그의 시들은 훗날 세계적인 시성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시적 영감의 원천이 되어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인 [기탄잘리]를 탄생시켰던 것이다. 이 게송들은 미국인 Robert Bly의 [The Kabir Book]중 일부분이다.
이현수: 1950년생. 고려대학 영어영문학과 졸업, 중.고등학교 영어교사 역임, 1973년 도미, 캘리포니아 주립대(샌프란시스코 캠퍼스) 경영대학원에서 MBA 취득, 캘리포니아 주 공인법정 통역사, Maryland대학 한국캠퍼스 강사를 역임했다. 프리랜서로 국내외에서 통역.번역 업무에 종사하며 참선.염불 수행중이다.


까비르의 노래 1

나의 친구가 멀리 있을 때
나는 우울해진다.

날빛 동안의 아무 것도
나를 기쁘게 하지 않고
밤의 수면도
내게 휴식을 주지 못한다.

이 사정을
누구에게 말할 수 있을까?

밤은 어둡고 길고...
시간은 흘러가고...
홀로 갑자기 일어나 앉아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몸을 떤다...

까비르가 말하리니
친구여, 들어보라
"이 세상에 만족스런 것이
단 하나 있는데
그것은 '그 분'과의 만남이라네."


까비르의 노래 2

친구여
나, 그대 사랑하는 것 깊이 생각해 주게
그대 만약 사랑에 빠져 있다면
어찌하여 지금 잠들어 있는가?

그대, 그 분을 찾아냈거든
자신을 그 분에게 주게
그 분을 맞아 들이게

그대, 왜 거듭거듭
그 분의 자취를 잃어 버리는가?
어차피 깊은 잠에 빠지려거든
무엇하러 잠자리를 정돈하는데
시간을 허비하는가?

까비르가 진실을 말해주지,
"사랑이란 자신의 머리를 베어
다른 이에게 주어도
상관없는 것이라네."


까르비의 노래 4

우리들이
어떤 류의 신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황혼녘의 그 방문객은
큰소리로 거룩한 이를 부른다.
거룩한 이는 분명 귀머거리가 아닐텐데?
그 분은 작은 벌레가 움직일 때
그 발목에 찬
미세한 장식물의 울리는 소리일지라도
들을 수 있다.

그대,
염주 구슬을 세고 또 세고
이마에 이상스런 그림을 그려 보아도
그대,
머리를 헝클어뜨리거나,
길게 늘이거나, 단정히 빗어 본들
내면 깊은 곳에 예리한 칼날이 숨겨져 있다면
그대
어떻게 신을 볼 수 있을 것인가?

까비르의 노래 5

사랑이 내 영혼을 빛으로 충만케 하거늘
무엇하러 말로써 이러쿵 저러쿵 늘어 놓는단 말인가?
금강석이 보자기 속에 싸여 있는 것을 내 알거늘
무엇하러 늘상 펼쳐 본단 말인가?

저울이 비어 있을 땐
저울대가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었지
지금은 저울이 가득하니
구태여 자꾸만 달아 볼 이유가 없구나

백조가 산 속의 호수로 날아가 버렸으니
더 이상 무엇하러
도랑과 구덩이를 가지고 안달하리오

거룩한 이는 바로 자네 안에 사는데
자네는 무슨 다른 눈을 떠야 하겠다는 건가?
까비르가 진실을 말할테니
형제여 들어보게

그분과 사랑을 나눈 이래
내 눈은 이토록 밝게 빛난다네

수행을 돕는 게송들 8

까비르의 노래 3

글·이현숙 옮김


배우는 이 들이여
손 쉬운 청정식을 거행하세
너도밤 열매 속에 씨가 들어 있고
다시, 그 씨 안에
너도밤 꽃 송이와, 너도밤 열매와
나무 그늘이 들어 있는 것을
그대들은 알고 있다

사람의 몸속에도 씨가 들어 있고
그 씨 안 에는 다시
사람의 몸이 들어 있다네
불, 공기, 흙, 물, 그리고 빈 허공...
이 모든 속에 비밀스레 감추인 그것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네

생각하는 이들이여
그대들 알고 있는 어떤 것이
그대들의 영혼 속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인가
물이 가득한 물병을 물에 담그면
그것은 안에도 물이요, 밖에도 물,
그것에 이름을 주면 안 된다네
그러면 또 어리석은 사람들이
몸과 영혼에 대해 시끄럽게 떠벌일 테니까

진심을 원한다면
내 그대에게 말해주지
"그대 안의 비밀스런 소리
그러나 참 된 그 목소리에
귀기울이시오.
전혀 알지 못하던 그 누군가가
비밀스런 목소리로
말할 거요

그리고 바로
그가 모든 것을 만든 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