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시

빈손 움켜 잡고 있더이다./詩: 청호 정용장 / 섬바우 낭송/설연화

경호... 2007. 10. 9. 00:31
 

    
            빈손 움켜잡고 있더이다.
                詩 청호 정용장 / 섬바우
                    시낭송-설연화
    이보시오 벗님네들,
    무에 그리 힘들어하오.
    아침에 눈 뜨면
    새 소망을 창밖에 드리우고
    저녁에 눈감으면
    생사 해탈의 경계 헤매지 않소.
    아옹다옹 
    아등바등 못난 녀석 
    사고 팔일 뭐가 있겠소.
    태어나고 싶어
    안달 한 사람 어디 있소.
    운우의 정으로 태어난 것을,
    칠흑 같던 어둠 속에서
    생명줄 하나 휘어잡고
    소우주 유영 즐기다
    제왕 신이 휘둘러 쫓으니 
    화들짝 놀라 뛰쳐나와
    개벽천지에 경악하며
    고래고래 울음보 터트린
    그대나 나나
    빈손 움켜잡고 있더이다.
    이보시오 벗님네들,
    무에 그리 아파하오.
    하루에 한 번 어김없이
    이승과 저승길 오가며
    지친 명줄 잘도 챙기잖소
    이보다 더 큰 일 어디 있소.
    허상에 눈가려 
    실상을 찾지 못해
    억울하고 분통 터지거든
    내 잣대는 접어두고
    남의 잣대로 가늠해 보소.
    부족한 듯
    모자란 내 모습이
    초라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음은
    아마도 올곧은 
    마음자리 지켜온
    작은 용기 때문일 거요.
    
    빈손 움켜잡고 있더이다/詩-정용장/시낭송-설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