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게 찔끔찔끔 소변이 새는 요실금으로 남몰래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다.
요실금은 중년 여성의 대표적인 질환이지만 요즘은 젊은층에서도 발생해 여성의 30~40%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불편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최근 의학 지식이 확대되면서 요실금은 어렵지 않게 나을 수 있는 질환이란 인식이 퍼져 부끄러움을 떨치고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가 요실금은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는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요실금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비뇨기과 민권식 교수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요실금에 대해 많이 알고는 있지만 소변이 샌다는 이유로 수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요실금은 종류에 따라 수술해서는 안 되거나 수술 효과가 적은 경우가 있는 등 치료법이 다양하다고 설명해도 막무가내로 수술을 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과 절박성, 그리고 혼합성으로 나뉜다. 복압성 요실금은 분만, 폐경 등의 원인으로 방광이 아래로 처지거나 소변이 새지 않도록 하는 요도괄약근의 기능 쇠퇴로 발생한다. 자궁적출술을 받은 여성에게 생기기도 한다.
반면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이 지나치게 민감해져 조금만 소변이 차도 참을 수 없어 새는 경우다. 절박성은 급성방광염에서 흔히 나타나며 소아나 노인에게서 발생하기도 한다. 이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는 게 혼합성 요실금이다.
이 세 가지가 각각 전체의 1/3정도씩 차지할 정도로 요실금의 원인과 증상은 다양하다.
이들 모두 소변이 샌다는 점은 같지만 새는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을 때, 또 운동을 하면서 순간적으로 배에 힘이 들어가 소변이 샌다.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가는 도중에 참지 못하고 속옷을 적시거나 소변을 보기 위해 속옷을 내리는 중에 새기도 한다.
●수술이 능사가 아니다
복압성과 절박성 요실금은 발생 원인이 다른 만큼 치료 방법도 다르다.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근육 운동이나 약물치료, 수술 등의 방법이 이용된다. 골반근육 운동과 약물치료는 운동을 멈추거나 약물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하는 단점이 있어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근본적인 치료를 원하면 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절박성 요실금은 수술 치료는 시행하지 않는다. 적절한 식이요법이나 방광 훈련, 약물치료 등이 주요 치료법이다. 다만 재발이 잘되기 때문에 약물치료든 방광 훈련이든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수술을 한다고 재발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혼합성 요실금은 통상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한다. 약물 치료가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약물을 중단했을 때 쉽게 재발되면 수술로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을 하더라도 완전한 치료는 기대하기 힘들며 수술 후에도 약물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
요실금 수술을 받은 후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증세가 악화돼 병원을 전전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절박성이거나 절박성이 심한 혼합성 요실금인데도 무분별하게 수술을 해서 오히려 병세가 악화되는 것이다. 아무리 간단하고 특효가 있다고 해도 부작용이 없는 수술은 없기 때문이다.
부산백병원 민권식 교수는 "자신의 요실금이 어떤 종류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며 또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라도 수술 후 무조건 좋아지리라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반드시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배뇨 곤란, 염증 등 여러가지 합병증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상생활 속 요실금 예방법>
- 하루 2~3회 골반근육 강화 운동 효과적- 복압성·절박성·혼합성 등 크게 3종류
요실금은 많은 여성들을 괴롭히고 있지만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요실금의 생활속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올바른 배뇨 습관을=일정한 시간을 두고 소변을 보는 습관을 들이면 요실금을 줄일 수 있다. 가령 4시간 이상을 참았을 때 요실금이 생긴다면 3시간 이상이 지났을 때 의도적으로 소변을 보는 습관을 들이자.
●음식물 섭취 주의=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알코올, 커피, 차, 탄산음료, 우유, 토마토, 카페인 함유 제품 등)을 먹으면 이뇨 효과가 있어 절박성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음식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
●살을 빼라=과체중 또는 비만이 있을 경우엔 복부 지방에 의해 복압이 상승되거나 방광이 눌리고 골반 근육이 약화돼 요실금을 유발할 수 있다.
●변비를 없애라=변비가 있으면 분변으로 인해 복압이 상승돼 복압성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 또 장내에 가스가 차서 방광을 자극하면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이로 인해 요실금이 유발되기도 한다.
●규칙적인 골반근육 강화 운동=골반근육은 방광과 자궁, 질, 직장을 지탱해 주는 근육이다. 골반근육을 수축하면 요도와 항문 괄약근에 영향을 미친다. 골반근육이 튼튼해지면 아래로 처진 방광과 요도가 원위치로 복구되므로 요실금 예방을 위해서는 골반근육 운동이 필요하다.
골반근육 강화 운동은 눕거나 선 상태에서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누워서는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엉덩이를 서서히 들면서 골반근육을 5초 동안 수축한 후 어깨 엉덩이 순서로 내리며 힘을 뺀다. 선 자세로는 의자나 탁자를 이용, 양발꿈치를 들면서 골반 근육을 수축시키고 내리면서 이완시킨다. 한 회에 10번 이상씩 매일 2~3회 실시하면 된다.
도움말=인제대 부산백병원 비뇨기과 민권식 교수
국제신문 장재건 기자 jjk@kookje.co.kr/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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