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問/漢字

[무하유지향]이란 무엇인가

경호... 2015. 7. 17. 03:43

[儒林 속 한자이야기] (35)
[서울신문]儒林 164에는 ‘無爲’(없을 무/할 위)라는 단어가 나온다.

甲骨文(갑골문)중 無자의 字形(자형)은 사람이 대나무 가지와 같은 물건을 손에 잡고 춤추는 모습을 본뜬 글자임을 알 수 있다.이렇게 無자는 본래 ‘춤추다’라는 뜻이었다.그런데 발음이 같은 ‘无’(없을 무)의 뜻으로 널리 쓰이고,‘춤추다’라는 뜻은 ‘춤추는 두 발 모양’의 상형 ‘舛’(어그러질 천)을 넣은 ‘舞’(춤출 무)자로 나타내었다.

無자가 쓰인 成語(성어)가운데 ‘無何有之鄕’(무하유지향)은 莊子(장자)에 나온다.어떤 사람이 장자에게 천하를 다스리는 방법을 묻자,그는 逆情(역정)을 내면서 ‘나는 지금 조물주와 벗삼고 유유자적하다가 싫증이 나면 붕새를 타고 세상을 벗어나 아무것도 없는 곳(無何有之鄕)에서 노닐며 넓은 들판에서 살려 한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유래한 無何有之鄕은 우리가 도달해야 할 가장 높은 安息處(안식처)를 뜻하는데,그곳에 이르기 위해선 無爲自然(무위자연)의 도를 행해야 한다.여기에는 生死(생사) 是非(시비)도 없으며,지식도 마음도 하는 것도 없는 행복한 곳이다.

爲자는 손(又→爪)으로 코끼리 코를 잡고 부리는 모습으로 ‘길들여 일을 시키다.’가 본래의 의미였다.甲骨文을 보면,爪(손톱 조)를 뺀 나머지는 코끼리의 형상을 간략하게 나타냄을 알 수 있다.‘코끼리’의 상형에는 잘 알려진 ‘象’자도 있다.후대에 爲의 뜻은 ‘행하다’‘되다’‘위하여’로 확대되었다.‘說文解字(설문해자)’에서 爲를 ‘어미 원숭이’로 풀이함은 갑골문을 통해 명백한 오류로 밝혀졌다.

爲가 쓰인 성어 가운데에는 ‘爲虎傅翼’(할 위/범호/시중들 부/날개 익)이 있다.韓非子(한비자) 難世편에 실려 있는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權勢(권세)는 쓰는 사람에 따라 천하를 다스리는 骨幹(골간)이 되는가 하면,혼란으로 몰아넣는 도구이기도 하다.周書(주서)에서는 ‘범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마라.날개를 달아주면 사람들을 골라 잡아먹을 것이다.’(毋爲虎傅翼 飛人邑擇人而食之)라고 하였다.어리석은 사람에게 威勢(위세)를 줌은 범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여기서 유래한 ‘爲虎傅翼’은 ‘威勢(위세)있는 악인에게 힘을 보태주어 더욱 猛威(맹위)를 떨치게 함’을 비유한 말로 爲虎添翼(위호첨익) 또는 與虎添翼(여호첨익)이라고도 한다.

老子(노자)는 春秋時代(춘추시대)의 어지러운 世態(세태)가 끊임없는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여 無爲自然(무위자연)을 主唱(주창)하며 현실을 외면한 隱遁(숨을 은/달아날 둔)과 逃避(도피)의 철학을 강조했다.

無爲는 有爲(유위),또는 인위(人爲)의 상대 개념으로,인간의 知的(지적) 誤謬(오류)에 의한 制度(제도)나 행위를 否定(부정)하여 혼란해진 자기 자신을 정화함으로써 본래의 자연스러움을 회복하려는 개념일 뿐 결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아니다.또한 그가 말하는 자연이란 물리 세계의 자연이나 서양철학의 自然主義(자연주의)도 아니다.

자연은 바로 스스로 그러하고,무엇에도 의존하지 않는 정신의 獨立(독립)이며,사물의 실상과 합일로써 얻어지는 정신적 圓滿性(원만성)이다.즉 無理(무리)해서 무엇을 하려 하지 않고,스스로 그러한 대로 사는 삶이 무위자연이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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