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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박사 추천 ‘암치료에 좋은 음식’ ⑦ 인삼

경호... 2015. 7. 7. 04:08

癌박사 추천 ‘암치료에 좋은 음식’ ⑦ 인삼

“암 예방에 좋은 인삼, 항암치료 후 보약으로도 최고”

 

글 : 李相旭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인삼은 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임상연구가 부족해 약효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암 환자가 늘고 있다. 눈부시게 빠른 현대과학의 발전을 지켜보노라면 암도 금세 정복될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이 병의 치료법 개발은 느리기만 하다.

 

암을 정복하거나 암 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치료법이 세상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의생명 분야에서 활약하는 많은 과학자가 지금 순간에도 암 관련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예전과 달리 암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명성이나 규모 면에서 전 세계 최고의 의료기관은 단연 미국의 M.D. 앤더슨(Anderson) 암센터다. 이 병원은 텍사스의 휴스턴에 위치해 있다. 필자는 큰물에서 배우기 위해 2007년 이곳에서 1년 동안 연수를 받았다. 연수 도중 암에 대해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를 만났다. 이곳에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법한 과학자들이 즐비했다. 그중에는 한국인도 있어서 반갑고 자랑스러웠다.

 

M.D. 앤더슨 암센터는 불가사의한 곳이다. 연구원이 하도 많아 정확히 몇 명이 근무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다. 연구원들이 쓰는 연구비도 천문학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의 연구원들은 물론 최첨단 의료 시스템은 필자에게 적지 않은 자극이 되었다.

 

카레 항암식품으로 세계가 공인

 

인도 출신의 아가왈 박사는 카레의 항암효과를 끈질긴 임상연구 끝에 밝혀 내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 반열에 올랐다.

 

 

이곳에 근무하는 수많은 과학자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는 인도 출신의 아가왈 (Bharat Aggarwal) 교수다. 보스 기질이 강한 그는 누가 봐도 인도인임을 알아볼 수 있게 생겼다. 그는 아리안족 특유의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와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졌다. 눈썰미가 좀 있는 이라면 그가 즐겨 입는 흰 셔츠의 칼라만 봐도 그가 전형적인 인도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카레(curry)를 즐겨 먹어 뒷목과 접촉돼 있는 칼라 부분이 노랗게 변색돼 있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레를 많이 먹으면 주성분인 커큐민(curcumin)이 피부로 배어나 셔츠 칼라를 노랗게 물들이는 경우가 많다.

 

아가왈 교수는 누구보다 많은 양의 카레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도 카레 먹기를 적극 권장하는 ‘카레 전도사’ 같은 인물이었다. 그는 인도에서 대학을 나온 후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 지금까지 텍사스 대학의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7년 당시 아가왈 교수가 이끄는 실험실의 주된 연구 주제는 커큐민이었다.

이 연구 팀은 《Cancer Research》 《Blood》 같은 상위 랭크 잡지에 연속적으로 다량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연구 성과를 꾸준히 내놓았다. 그 결과 커큐민에 관한 한 아가왈 교수를 제외하고 논하기 어려울 정도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이분의 강의를 듣고 있으면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또는 치료방법이 없는 암 환자들에게 커큐민을 먹여야 할 것 같은 설득을 당하게 된다.

 

아가왈 교수는 자신을 포함한 인도인들이 매일 먹는 카레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함으로써 세계적인 석학 대열에 오른 인물이다. 그의 연구 과정을 지켜보며 필자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은 어쩌면 의생명 분야에서도 예외일 수 없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그 때문일까. 그 순간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지금껏 무엇을 연구하고 있나’ 하는 의문이 생겼다. 동시에 전 세계 뛰어난 과학자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독자적인 업적을 남기려면 다른 사람들이 잘 몰라서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인도엔 카레 한국엔 인삼

 

인도에 카레가 있다면 한국에는 인삼이 있다. 의생명 관련 문헌 검색엔진인 <펍메드(PubMed)>에 ‘진생(ginseng)’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5000여 개의 과학논문이 검색된다. 진생 관련 논문이 생각보다 많고, 과거에 비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인삼에 대한 연구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듯하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펍메드>에서 검색되는 5000여 개의 논문 중 임상연구에 대한 것은 250여 개다. 필자는 일차적으로 254개의 논문 초록을 전수 검토하여 암과 관련된 논문을 찾아보았다. 총 6편의 암 관련 논문을 찾을 수 있었고, 이 중 암 치료 후 피로도 개선이나 삶의 질 개선 여부를 평가항목으로 관찰한 논문 2편을 제외하고 나머지 4편을 찾아서 읽어 보았다.

 

2010년 국내 연구진과 중국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한 임상연구가 진행되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는 중국인으로 총 643명의 암 환자였다. 연구진은 이들 환자 중 325명에게 홍삼 1g씩을 매주 한 번씩 총 3년 동안 투여했다. 나머지 318명에게는 홍삼을 일절 투여하지 않았다. 그러곤 이후 암 발생 추이를 관찰한 결과 홍삼을 투여하지 않은 환자군 중 16명에서 암이 발생하였고, 홍삼이 투여된 군에서는 8명에서 암이 발생했다.

 

통계처리 결과 이 두 무리 간 암 발생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하지만 남자만 따로 분석하였을 때는 통계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오랜 시간과 돈과 노력이 들어간 소중한 논문으로 추정되었다.

 

비록 이 연구는 여러 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홍삼을 장기간 투여하면 암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 결과라 생각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이는 윤택구(尹鐸求) 박사다. 그는 1990년 원자력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홍삼을 자주 투여한 사람에게서 암 발생이 감소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 이후에도 3편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모두 비슷한 내용으로 홍삼이 암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향후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여 다시 임상연구를 진행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외서 인삼의 효능 연구

 

<도표> 홍삼이 투여된 군과 위약이 투여된 군 간의 누적 암 발생 위험도(1997~2008).

 

 

이 논문은 2001년 중국에서 발표된 논문으로 비인두암(鼻咽頭癌·두경부 종양의 일종으로 중국에서 발생 빈도가 높음) 환자를 대상으로 인삼의 효능 여부를 연구한 것이다. 임상연구 결과 인삼의 유효성분을 투여하면서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가 방사선치료만 받은 환자에 비해 치료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통계적으로 두 무리 간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런 임상연구를 진행한 이유는 인삼이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 것일 테다. 그 이론적 배경으로 인삼이 면역력을 높여 간접적으로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증진시키는지 알아보고자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연구는 일본 오사카 그룹에서 연구한 내용인데 C형 간염환자에게서 간암이 발생하는데 홍삼이 간암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 연구의 최종 결과는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았다. 아마도 중간분석에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왔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연구가 중단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 암학회에 따르면 인삼의 항암효과에 관해 임상연구를 진행한 최초의 의사는 1978년 원자력병원장을 지낸 윤택구 박사다. 당시 윤 박사는 인삼이 어떠한 작용으로 항암효과를 나타내는지는 정확히 밝혀 내지 못했다.

 

이후 필자가 추가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윤택구 원장은 ‘인삼이 자연살해세포(NK cell)를 증강시키고 암 유발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여 항암작용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윤택구 박사의 업적은 인삼이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 낸 것이다. 필자 판단에 그는 이 분야 연구자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연구 업적을 갖고 있다.

 

홍삼, 항암치료 후 보약으로 적격

 

 

한국인은 오랜 세월 인삼을 즐겨 먹어 왔고, 그 효능을 누구보다 잘 안다. 국민 누구나가 아는 효능을 이제 국가가 임상연구를 통해 검증한 후 세계가 인정하는 약으로 개발해야 한다.

 

 

“방사선치료 중 홍삼을 먹어도 될까요?”

 

진료를 하다 보면 하루에 최소한 한 번 이상은 이런 내용의 질문을 받는다. 환자들의 표정은 혹여 무안당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고 걱정스런 모습이다. 어떤 환자는 “먹고 싶지 않은데 친지분이 정성스레 만들어 주신 것이라 안 먹을 수도 없고 난처하다”고 털어놓기까지 한다.

 

의사인 필자 입장에서 이런 내용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주치의에게 반드시 물어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궁금증을 풀어 주는 것은 주치의로서 의무 사항이기도 하다.

 

방사선치료 중 홍삼은 먹어도 된다. 다만 꼭 먹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항암치료 후 먹는 것이 좋다. 인삼의 유효 성분에는 항산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삼의 항산화 효과는 곧 인삼이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론적 배경이기도 하다.

 

방사선치료나 항암제 투여 후 암세포가 손상을 받아 죽게 되는 주요 기전은 프리라디칼(free radical·활성산소)의 발생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프리라디칼을 인삼 속의 항산화제가 소멸시켜 버릴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항암치료 효과를 저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홍삼은 될 수 있는 한 방사선치료 후 먹으라고 권장하는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각종 한의학 서적에 따르면 인삼은 매우 다양한 효능이 있는 식품이요 약재다. 이들 책자의 공통점은 인삼을 보약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을 뿐 치료약으로 소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봐도 인삼은 항암치료 도중보다는 치료 후 보약 개념으로 먹었을 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암 환자들은 피로감을 자주 느끼는데, 미국 메이요(Mayo) 병원(미국최고 병원 중 하나로 진료를 잘하기로 유명)을 주축으로 진행된 임상연구에 따르면 인삼을 투여받은 암 환자들의 피로감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의료진을 통해서도 유사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06년 가천의대부속 길병원은 내원한 부인과 종양 환자와 간담도 암 환자에게 인삼을 투여했다. 그 결과 삶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인삼의 효능 국가적으로 검증해야

 

결과적으로 인삼이 암 예방에 좋다는 이론적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의학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의학적 근거를 밝혀 내자면 적지 않은 돈과 시간, 그리고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임상연구를 진행해야 하는데 사설기관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국가적인 결단이 전제하지 않는 한 인삼의 암 예방 효과를 임상연구를 통해 검증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기란 여러모로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인삼에 관한 근거 없는 정보들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인삼공사 같은 기관에서 의욕적으로 인삼의 효능을 밝히는 연구에 대한 연구비를 투자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국내 연구진에 의해 인삼의 다양한 효능이 더 밝혀져 국민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정보를 얻게 되면 병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가가 짊어져야 하는 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외국으로 수출도 할 수 있으니 1석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삼은 다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근한 식품이다. 오랜 세월 약으로, 식품으로 먹으면서 수많은 사람을 통해 그 효과도 검증되었다. 필자도 어느 정도 이런 상황 논리에 동의한다. 따라서 암으로 인해 또는 항암치료로 인해 쇠약해져 가는 암 환자들에게 인삼은 다른 어떤 건강기능식품보다 보약으로서 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 월간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