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성 간질환, 습관적 음주 80 ~ 90%가 지방간
간염 악화땐 구토·황달 등 증상
‘간’이 고생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끊이지 않는 연말 송년회 술자리 때문이다. 잦은 음주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망은 모든 사망 원인의 4%를 차지하고 있는데 간경변증과 간세포암을 포함하는 알코올성 간질환이 음주로 인한 사망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도 연간 10만 명 당 9.6명으로 높다.
음주에 의해 발병하는 알코올성 간질환은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의 다양한 범주를 포함하는 질환군을 말한다. 서구권에서는 특히 알코올성 간질환을 간경변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만성적인 음주에 의한 간 손상의 최초 현상이며, 과음하는 사람들의 약 80∼90%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병변이다. 알코올성 간염은 혈액검사만으로 간기능 이상이 확인되는 경미한 상태부터 사망에 이르는 중증까지 형태가 다양하다. 중증 간염의 경우 식욕 감퇴, 구토, 무력감, 체중감소, 복부 불쾌감과 황달을 경험하며 39도 이상의 고열과 피부에 거미줄 모양의 혈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증 알코올성 간염은 예후가 가장 불량해 발병 1개월 이내의 단기 사망률이 40%에 이른다. 또한 장기간 추적 시 호전되지 않고 대부분의 환자에서 알코올성 간염 증상을 지속적으로 보이거나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상습적으로 과음하는 사람 중 15∼30%는 일생 동안 알코올성 간경변증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반적인 생존율이나 자연 경과는 비알코올성 간경변증보다 불량하다.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 중 37.6%는 1년 이내에 배에 물이 차는 복수, 의식이 나빠지거나 행동의 변화가 나타나는 간성뇌증, 혈변 등을 유발하는 상부 위장관(식도, 위, 십이지장) 출혈을 보인다.
간세포암 발병률 또한 7∼16%에 이른다. 진행된 간경변증에서 평균 생존기간은 1∼2년에 불과하고, 5년 생존율도 23∼50%이며, 사망 위험은 일반 인구집단보다 적게는 5배, 많게는 30배 높다. 따라서 알코올성 간질환도 하나의 질병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빨리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 위험인자는 물론 음주량과 음주 습관이다. 대한간학회 진료지침에서는 순수 알코올 양을 기준으로 남성은 하루 40g(소주 약 반 병 내외), 여성은 하루 20g(소주 2잔 정도) 이상 음주가 간 손상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간헐적으로 술을 마시는 경우보다 매일 마시는 경우에 알코올성 간질환 발생이 증가하며 폭음하는 습관도 알코올성 간질환 위험을 높이므로 이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술의 종류보다는 마신 알코올의 총량이 알코올성 간질환과의 관련성이 더 높으며 흡연과 비만이 알코올이 유발한 간 손상의 중증도를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와 알코올의 조합이 간을 더 많이 손상시킬 수 있어 반드시 금주가 필요하다. C형 간염 환자에서는 알코올이 간경변증과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 치료에 대한 반응도 감소시킨다. 또 알코올은 직접적으로 숙주세포 대사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끼치고 바이러스 유전자의 발현과 복제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B형 간염 환자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단주와 절주는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의 기본이자 생존에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단주는 알코올 환자의 예후를 호전시키고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을 억제한다.
<도움말 = 최자성 명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무청 시래氣 팍팍 !… 꼬들꼬들 ‘비타민 王’
비틀비틀 ‘지친 肝’ 깨워주네
▲ 서민들의 구황식품으로나 통했던 무청 시래기가 최근 현대인을 위한 건강 먹거리로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요즘 케이블방송에서 가장 뜨고 있는 인물이 아마도 ‘쓰레기’가 아닐까 싶다. tvN에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내보내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남자 주인공 ‘정우’의 극 중 별명인 ‘쓰레기’는 어감상 요즘 뜨고 있는 식품인 ‘시래기’와 참 많이 비슷하다. 특히 값어치가 없어 보이는 대상이 알고 보면 ‘진국’인 이미지가 너무나도 꼭 닮았다.
예로부터 도시 가정에서는 김장 담그고 남은 무청을 그냥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단지 먹을 것이 귀했던 산골에서나 ‘보릿고개’를 맞아 곡식이 떨어지면 된장 풀어 끓인 시래기죽 한 사발로 허기진 배를 달래곤 했다. 한마디로 시래기는 구황식품에 불과했다.
그러나 요즘 시래기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무청과 이를 말린 시래기에 들어 있는, 몸에 유익한 각종 성분들의 효능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아픈 친지가 있어서 병원에 문안을 가본 이들은 알겠지만 환자 식단, 그중에서도 암 환자 식단에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 중 하나가 바로 시래기 된장국이다.
젊은 세대 중에는 시래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모르는 이들도 많다. 그래서 굳이 설명하자면 시래기는 큼지막한 조선무에서 무를 잘라내고 남은 무의 잎사귀와 줄기를 말한다. 이를 무청이라 부르는데 시래기는 바로 이 무청을 말린 것이다.
언뜻 보기에 무청은 알맹이인 무에 붙어 있는 곁가지 즉, 진짜 ‘쓰레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무청에는 무의 각종 영양소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 아니 어떤 성분은 무보다 더 풍부하다.(표 참조)
일단 비타민 성분부터 보자. 무청에는 비타민A, B, C가 고르게, 그러면서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우선 감기 등 각종 면역성 질환에 좋다는 비타민A부터 보자. 무청에는 몸에 섭취되면 비타민A로 변신해 면역력을 키워주는 베타카로틴이 100g당 무려 2210㎍ 들어 있다. 그리고 이 무청을 말려서 만든 시래기에는 건조과정을 통해 비타민A가 추가돼 무려 9792㎍으로 함량이 늘어난다.
비타민A는 우리 신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의 생성을 돕는다. 특히 세포 재생을 도와 구강, 기도, 위, 장의 점막을 보호한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잦은 기침이 나는 것도 바로 그 점막 생성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타민A는 또한 세포의 산화를 막아주는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그리고 눈의 망막에 있는 로돕신(rhodopsin)의 생산을 도와 야맹증을 예방해준다.
무청에 풍부한 비타민B 성분들 역시 놓쳐선 안 되는 것들이다. 비타민B1은 신경계, 소화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들이다. 이는 비타민B1이 열량대사에 관계되며 모든 세포가 활동을 위해 열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비타민B2 역시 중요하다. 이 성분은 현대인들의 고질병인 만성피로와 깊은 연관이 있다. 비타민B2가 부족하면 구강 내부에 나타나는 각종 염증 즉 구강염, 구순염, 설염 등을 유발한다. 백내장, 빈혈이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만성피로다.
알코올 대사와 관련해서는 비타민A와 비타민B 모두 해독 기능을 돕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바로 비타민C다. 무청에는 바로 이 비타민C 성분이 풍부하다.
무청에는 비타민C가 100g당 75㎎으로 감귤(조생귤 기준 44㎎)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다. 그런데 바로 이 비타민C야말로 간 해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이다. 비타민C가 부족한 상태로 음주 행위가 지속되면 누구나 알코올성 간질환에 걸리기 마련이다.
학계에서는 비타민C가 간에 좋은 가장 강력한 항산화 비타민으로 이미 인정하고 있다. 비타민C는 간의 해독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다시 간에 손상을 입히는 것을 방지해준다. 미국 한 대학에서의 임상실험에서는 하루 500㎎의 비타민C를 복용하면 지방간과 간경화가 예방된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또 알코올 중독 환자들에게도 비타민C 섭취가 증세를 완화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 외에도 무청과 시래기에는 철분, 칼슘 등이 풍부하다. 그래서 무청을 먹으면 빈혈이 예방된다는 얘기도 있다. 또 칼슘의 경우 줄기와 잎에 함유돼 있는 함량이 뿌리인 무의 약 4배에 이른다고 한다. 골다공증에도 시래기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무청과 시래기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해소는 물론 당뇨 등의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다이어트 역시 시래기로 얻는 부수적이지만 확실한 효과 중 하나다.
<도움말 = 윤승일 경희대 한의대 외래교수(빙빙한의원 원장>
肝 지키는 ‘붉은 君子’… 만성피로에 딱∼
알코올성 간질환 막는 한방茶
▲ 차로 즐겨 마시는 오미자(왼쪽)와 구기자. 한방에서는 오래전부터 간에 좋은 약재로 귀하게 여겨져 왔다.
술은 예로부터 마시는 이를 즐겁게 한다고 전해져 왔다. 그러나 음주량이 지나치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었던 것 같다. ‘해장술에 취하면 부모도 못 알아본다’는 속담도 그래서 나왔다. 심지어 서양에서는 ‘악마가 자신이 바빠서 가지 못하는 곳에는 대신 술을 보냈다’는 얘기까지 있다.
그러나 술이 진짜 해로운 것은 그처럼 ‘사교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다. 술은 음주를 즐기는 당사자의 몸을 해친다. 심지어는 각종 합병증을 유발해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이에 따라 한방에서도 음주로 인한 건강상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해 왔다. 그리고 상습적으로 음주를 즐기는 이들의 건강을 위한 약재를 자연에서 찾아냈다. 그런데 특이한 사실은 그 약재들이 한결같이 간의 해독에 유익하다는 점이다. 구기자와 오미자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간을 보호해주는 식품들이라고 어떤 한의사는 구기자와 오미자를 일러 ‘보간군자(補肝君子)’라 부르기도 한다. 전해 내려오는 임상에서의 효능뿐만이 아니다. 현대 식품영양학의 성분 분석에 의해도 이들 약재가 간 해독에 좋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구기자와 오미자의 주요 성분과 효능을 알아본다.
◆구기자 = 구기자가 오래전부터 자양강장제로 애용돼 온 것은 사실이다. 구기자는 간세포 내의 지방 침착을 억제해 간 세포가 새로 자라는 것을 돕는다.
이는 성분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구기자에는 아미노산, 다당류, 베타인, 비타민B1 B2 C, 엽산 등이 함유돼 있다.
구기자의 성분 중 베타인은 동맥경화 및 지방간을 억제하고 지질의 과산화반응을 조절해 간기능 개선에 좋은 효능을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보간명목(補肝明目·간을 보하여 눈을 밝게 함)의 효능이 있다고 하여 예전부터 간기능 개선 및 피로 해소에 많이 처방했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와 음주로 인한 간 피로에 눈여겨봐야 할 약재다.
실제로 지방간, 간염 등과 같은 질환 등으로 늘 피곤하고 성욕이 일어나지 않을 때, 노화로 인해 정기가 쇠한 경우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방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구기자의 중요한 유효성분 중 하나인 다당은 백혈구의 수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노약자에게 특히 구기자가 많이 권해진다.
이외에도 구기자에는 혈관강화제인 루틴을 비롯해 비타민C, 필수 아미노산, 미네랄 등 인체에 이로운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오미자 = 이시진이 지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오미자가 시고 짠맛은 신장에 좋고, 맵고 쓴맛은 심장과 폐를 보하며, 단맛은 비장과 위에 좋다고 기록돼 있다. 동의보감에도 오미자는 허한 기운을 보충하고 눈을 밝게 하며 신장을 덥혀 양기를 돋워준다고 적혀 있다.
오미자는 다섯 가지 맛을 지닌 약재로 요즘도 한의학에서는 생진(生津·진액을 생성함)의 효능이 있다고 정평이 나 있다.
오미자는 오장육부 중에서도 특히 간, 폐, 신장의 기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만성기침, 간 및 신장기능 저하에 의한 피로에 효과가 있다. 특히 오미자의 여러 가지 성분 중 디옥시시잔드린(deoxyschizandrin), 감마시잔드린(γ-schizandrin), 시잔드롤(schizandrol) 등의 성분은 주로 간세포의 회복과 재생을 촉진하며 단백질 합성과 대사를 증가시킨다. 또 부신피질 기능을 좋게 해 간세포의 염증반응을 조절하므로 간염에도 효과가 있다. 평상시 따뜻한 오미자 차 한잔이 만성피로와 연말의 잦은 술자리의 간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오미자에는 단백질, 칼슘, 인, 철, 비타민B1 등의 성분도 많이 들어 있으며, 사과산, 주석산 등 유기산도 많아 껍질 부분에 신맛이 강하다. 그러나 바로 이 신맛이 피로 해소를 돕는다. 그래서 한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고 쉽게 지치거나 밥맛을 잃는 사람에게 좋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도 효험이 있다.
한편 오미자는 차로 즐겨 마시는데 우려낼 때 뜨거운 물을 부으면 신맛이 유난히 더하고 떫은맛도 강해지므로 냉수에 천천히 우리는 것이 좋다.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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