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 정희성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네
* 아메리카 원주민 아라파호족은 11월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 부른다.
애월(涯月) / 정희성
들은 적이 있는가
달이 숨쉬는 소리
애월 밤 바다에 가서
나는 보았네
들숨 날숨 넘실대며
가슴 차오르는 그리움으로
물미는 소리
물써는 소리
오오 그대는 머언 어느 하늘가에서
이렇게 내 마음 출렁이게 하나
시인본색 / 정희성
누가 듣기 좋은 말을 한답시고 저런 학 같은 시인하고 살면 사는 게 다 시가 아니겠냐고 이 말 듣고 속이 불편해진 마누라가 그 자리에서 내색은 못하고 집에 돌아와 혼자 구시렁거리는데 학 좋아하네 지가 살아봤냐고 학은 무슨 학, 닭이다 닭, 닭 중에도 오골계(烏骨鷄)!
소나기 / 정희성
날 기울고 소소리바람 불어 구름 엉키며
천둥 번개 비바람 몰아쳐 천지를 휩쓸어오는데
앞산 키 큰 미루나무 숲이 환호작약
미친 듯 몸 뒤채며 雲雨의 정 나누고 있다
나도 벌거벗고 벼락 맞으러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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