溪聲便是長廣舌[계성변시장광설]
계곡소리가 바로 부처님의 장광설이고
山色豈非淸淨身[산색기비청정신]
산의 모습이 곧 부처님의 청정한 법신이 아닌가
如來八萬四千偈[여래팔만사천게]
여래의 팔만사천 미묘법문을
他日如何擧似人[타일여하거사인]
다른 날 어떻게 사람들에게 보이랴
- 소동파-
소동파는 중국 북송이 배출한 최고의 시인이다.
문인 이전에 수행자 였다. 늘 도에 대해 물었고 깨달음에 대해 궁리했다.
하지만 방대한 경전과 어록을 독파하고 수많은 선지식을 친견했지만
도무지 '한소식'이 오지 않았다.
어느날 평소 왕래하던 동림상총 선사를 만나 자신의 번뇌를 털어 놓았다.
그러자 스님은 대뜸 "당신은 어찌 무정설법(無情說法)은 들으려 하지 않고,
유정설법(有情說法)만 청하느냐" 고 되물었다.
유정물은 생물, 무정물은 무생물을 뜻한다.
곧 스님의 이야기는 돌이나 바람도 법문을 한다는 뜻이다.
스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소동파는 폭포수 앞을 지나다가 별안간 대오했다.
그가 심안(心眼)을 얻은 체험을 읊은 것이 위의 게송이다.
적벽부를 보면 소동파의 초탈한 면모가 아주 잘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