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죄를 읽는 밤, 이사벨 / 김왕노
털갈이 한 짐승이 날 떠나가네 이사벨 이사벨 이사벨, 이사벨 이사벨 이사벨
불러도 앙상한 나무만 내 안을 기웃거릴 뿐
이사벨 이사벨 없는 밤 내 죄를 읽다보면 눈물 난다
죄가 아닌 것이 죄가 되어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날들
자꾸 흐려오는 눈을 부벼 내 죄를 읽다 보면 이사벨 이사벨
내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은 약육강식이 진행되는 골목의 불빛
목덜미를 타고 내리는 차가운 별빛과 출렁거리는 어둠 뿐
이사벨 이사벨 죄 아닌 것을 죄목으로 달아준 세상을 바라봐도 눈물난다
너를 부르는 게 죄라면
날마다 녹 쓸어 가는 죄를 닦고 닦아 선명한 죄 앞에서 참회의 밤 보낼텐데
이사벨 이사벨 너만 부르면 눈물 난다
이사벨 이사벨 너만 부르는 실어증의 이 밤 죄로 서술되는 내 생을 읽는 밤
이사벨 이사벨 널 부르는 내 혀는 끝없이 무너진다 이사벨 이사벨 이사벨 ... ...
* 새벽녘 / 주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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