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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죄를 읽는 밤, 이사벨 / 김왕노

경호... 2012. 4. 19. 16:01

 

 

 

 

 

 

 

 

 

 

 

 

 내 죄를 읽는 밤, 이사벨 /  김왕노

 

 



털갈이 한 짐승이 날 떠나가네 이사벨 이사벨 이사벨, 이사벨 이사벨 이사벨

 

불러도 앙상한 나무만 내 안을 기웃거릴 뿐

 

이사벨 이사벨 없는 밤  내 죄를 읽다보면  눈물 난다

 

죄가 아닌 것이 죄가 되어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날들

 

자꾸 흐려오는 눈을 부벼 내 죄를 읽다 보면  이사벨 이사벨

 

내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은 약육강식이 진행되는 골목의 불빛

 

목덜미를 타고 내리는 차가운 별빛과 출렁거리는 어둠 뿐

 

이사벨 이사벨 죄 아닌 것을 죄목으로 달아준 세상을 바라봐도 눈물난다

 

너를 부르는 게 죄라면

 

날마다 녹 쓸어 가는 죄를 닦고 닦아 선명한 죄 앞에서 참회의 밤 보낼텐데

 

이사벨 이사벨 너만 부르면 눈물 난다

 

이사벨 이사벨 너만 부르는 실어증의 이 밤  죄로 서술되는 내 생을 읽는 밤

 

이사벨 이사벨 널 부르는 내 혀는 끝없이 무너진다  이사벨 이사벨 이사벨 ... ...


 

 

 

 

 

 

                                                                            * 새벽녘 / 주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