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자화상 / 서정주

경호... 2012. 1. 19. 23:25

 

 

 

 

 

 

 

 

 

 

 

 

 

 

           

 

 

 

 

 

 

 

 

 

 

 

 

 

      자화상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기퍼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깜한 에미의 아들.


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도라오지 않는다 하는

外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를 닮았다 한다

 

스물세 햇 동안 나를 키운 건 八割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찰란히 티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우에 언친 詩의 이슬에는 
멧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서껴 있어
볓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느러트린
병든 숫개만양  헐덕어리며 나는 왔다.

 

 

 

 

 

 

                       

                              

 

   

 

                          * emao ( 사랑과 평화로 가는 길)  / oliver sha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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