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敎]/六祖壇經

육조단경 5. 게송을 바침(呈偈)

경호... 2011. 10. 10. 22:06

 
    5. 게송을 바침(呈偈) 한 동자가 방앗간 옆을 지나면서 이 게송을 외고 있었다. 혜능은 한번 듣고, 이 게송이 견성하지도 못하였고 큰 뜻을 알지도 못한 것임을 알았다. 혜능이 동자에게 묻기를 "지금 외는 것은 무슨 게송인가?"하였다. 동자가 혜능에게 대답하여 말하였다. "너는 모르는가? 큰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고 죽는 일이 크니 가사와 법을 전하고자 한다 하시고, 문인들로 하여금 각기 게송 한 수씩을 지어와서 보이라 하시고, 큰 뜻을 깨쳤으면 곧 가사와 법을 전하여 육대의 조사로 삼으리라 하셨는데, 신수라고 하는 상좌가 문득 남쪽 벽도에 모양없는 게송[無相偈] 한 수를 써 놓았더니, 오조스님께서 모든 문인들로 하여금 다 외게 하시고, 이 게송을 깨친 이는 곧 자기의 성품을 볼 것이니, 이 게송을 의지하여 수행하면 나고 죽음을 벗어나게 되리라고 하셨다." 혜능이 대답하기를 "나는 여기서 방아찧기를 여덟달이나 남짓 하였으나 아직 조사당 앞에 가 보질 못하였으니, 바라건대 그대는 나를 남쪽 복도로 인도하여 이 게송을 보고 예배하게 하여 주게. 또한 바라건대 이 게송을 외어 내생의 인연을 맺어 부처님 나라에 나기를 바라네."하였다. 동자가 혜능을 인도하여 남쪽 복도에 이르렀다. 혜능은 곧 이 게송에 예배하였고, 글자를 알지 못하므로 어느 사람에게 읽어주기를 청하였다. 혜능은 듣고서 곧 대강의 뜻을 알았다. 혜능은 또한 한 게송을 지어, 다시 글을 쓸 줄 아는 이에게 청하여 서쪽 벽위에 쓰게 하여 자신의 본래 마음을 나타내 보이었다. 본래 마음을 모르면 법을 배워도 이익이 없으니, 마음을 알아 자성을 보아야만 곧 큰 뜻을 깨닫느니라. 혜능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밝은 거울 또한 받침대 없네. 부처의 성품은 항상 깨끗하거니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 있으리오.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음은 보리의 나무요 몸은 밝은 거울의 받침대라 밝은 거울은 본래 깨끗하거니 어느 곳이 티끌과 먼지에 물들리오. 菩提本無樹 明鏡亦無臺 佛性常淸淨 何處有塵埃 又偈曰 心是菩提樹 身爲明鏡臺 明鏡本淸淨 何處染塵埃 절안의 대중들이 이 게송을 보고 괴이하게 여기므로, 혜능은 방앗간으로 돌아갔다. 오조스님이 문득 혜능의 게송을 보시고, 곧 큰 뜻을 알았으나, 여러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 하시어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이도 또한 아니로다!」하셨느니라. - 성철스님편역 돈황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