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敎]/唯識講義

지운스님 강의 : 『唯識』- 제칠식(第七識)은 유부무기성(有覆無記性) (강의 - 3. 意, 意識)

경호... 2011. 8. 2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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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宗鏡錄의 冥樞會要의 唯識부분 - (원순 번역)
      제칠식(第七識)은 유부무기성(有覆無記性) (강의 - 3) 저번 시간에 삼지비량, 즉 삼지작법에 대한 설명을 미흡하게 하였는데 이번 시간에는 먼저 이에 대한 설명을 다시 하고 본문으로 넘어가는 게 좋겠습니다. 비량(比量)이라는 것은 논리를 얘기하는데, 추리죠. 비교할 비자에 헤아릴 량자, 이것저것 비교해가지고 인식해서 옳고 그름을 잘 가려내는 게 추리거든요. 그것을 여기서는 비량이라고 합니다. 여기서도 이런 추리하는 데 있어 논리가 있단 말이에요. 그럼 왜 추리가 필요하냐 하면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말을 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논리가 필요하고 추리가 필요한 겁니다. 왜 그런가 하면 내적 언어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생각이나 언어나 사실은 같은 종류에요. 그런데 언어에는 엄밀하게 얘기하자면, 언어 자체가 타자를 부정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각도 그래요. 예를 들어서 “여기에 싱싱한 사과가 있습니다”라고 하면 여기 외에는 사과가 없다는 말이 됩니다. “우리 가게에는 사과가 있습니다”하면 다른 가게에는 사과가 없다, 이런 뜻이 되거든요. 언어 자체가 다른 것을 부정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실제로 보면 이 가게에만 사과가 있는 게 아니고 다른 가게에도 있지만 언어상으로 보면 다른 가게에는 사과가 없다는 말이 됩니다. 언어 자체가 타자를 부정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가 있죠. 그래서 사실 규명을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논리가 필요한 겁니다. 언어라든지 생각은 현실적인 것이 아니고 추상적인 겁니다. 그래서 추상적인 것을 현실과 맞추려고 하니까 논리가 필요하게 된 겁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죠? 그래서 학문이 발달하게 된 이유가 그겁니다. 그러면 불교에서는 인명(因明)을 어떻게 하느냐? 인명에서 인은 원인이란 뜻이고요, 명은 학문이란 뜻입니다. 원인에 대한 학문이죠. 인명이란 그런 뜻입니다. 종(宗), 인(因), 유(喩). 저번 시간에 이야기를 했지만 다시 한 번 더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논리를 꼭 배워야 된다는 건 아니고, 불교에서 쓰는 논리의 성격을 이해하면 ‘불교가 굉장히 현실적이고 사실에 근거한 가르침이구나!’ 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이것을 말씀 드리는 겁니다. 종(宗): 저 산 너머에 불이 타고 있다. - 이건 결론이고요. 인(因): 연기가 나고 있으니까. - 이게 원인이거든요. 아! 연기가 나고 있으니까 저 산 너머에 불이 타고 있다는 건 분명하죠. 유(喩): 연기가 나는 곳에 불이 타고 있다, 마치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있을 때에는 그 아궁이에서 불이 타고 있듯이. - 이것은 비유입니다. 비유는 대전제를 얘기합니다. 연기가 나는 곳에는 불이 타고 있다, 이게 전제입니다.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저 산 너머에 불이 타고 있다, 저 산에서 불이 타고 있구나. 사실 멀리서 불은 안 보이죠. 뭐가 보입니까? 대신 연기가 보이죠. 연기가 나니까 저 산에서 불이 나고 있구나. 그러면 비유를 들어서 얘기합니다. 연기가 나는 곳에 불이 타고 있다, 마치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있을 때에는 그 아궁이에서 불이 타고 있듯이. 사실을 들어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연기가 나지 않느냐, 그러니 아궁이 불을 때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저 산에서 연기가 나지만 사실은 불이 있다, 이렇게 추리가 가능합니다. 사실에 근거한 거죠. 사실에 근거한 추리가 아니고 사유 형태로서의 추리가 있습니다. 그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입니다. 대전제: 연기가 나는 곳에는 불이 있다. 소전제: 연기가 나니까. 결론: 저 산 너머에 불이 타고 있다. 불교에서 얘기하는 것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얘기하는 것이 뭐가 다르냐? 대전제, 연기가 나는 곳에 불이 타고 있다는 것은 같죠. 왜냐면 명제가 ‘연기가 나니까’ 똑같아요. 그렇지만 비로소 저 산 너머에 불이 타고 있다고 했어요. 결론은 뭐냐 하면 현실에 기반 한 게 아니죠. 이런 것을 가지고 사유형태라 합니다. 이런 사유를 통해가지고 현실적으로 보니까 불이 타고 있지 않느냐? 사유를 먼저 하고 그 다음에 현실로 이행 되어갔죠. 그런데 불교 논리는 그게 아니고, 저 산에 불이 타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현실적으로 근거를 하면서, 마치 굴뚝에 연기가 날 때는 아궁이에 불이 타고 있듯이,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겁니다. 완전히 거꾸로 되어있지요? 불교의 논리는 현실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저번 시간에 고집멸도를 얘기할 때, 고(苦) : 인생은 괴롭다. 왜? 집(集) : 탐진치 때문에. 비유를 들어서 얘기하자면, 도둑이 도둑질 하면 쇠고랑 차듯이,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멸은 또 뭡니까. 멸(滅) : 인생은 본래 괴로움이 없는 행복이다. 멸은 열반이라 괴로움이 없어요. 뭣 때문에? 도(道) : 행복을 이끄는 팔정도가 있기 때문에. 팔정도의 수행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거죠. 비유는 뭐냐 하면 간단해요. 팔정도의 수행을 하면 부처님처럼 된다. 팔정도 수행을 하면 행복해진다, 부처님처럼.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고집멸도(苦集滅道)의 구조를 분석해보면 종인유가 되는 겁니다. 결국 고집멸도 사성제의 가르침을 인명으로, 즉 불교인식논리적으로 풀어보면 저렇게 나옵니다. 인생은 괴롭고 고통스럽지만 우리가 수행을 하면 결국 부처님처럼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는 게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그래서 현실을 기반으로, 부처님이 계시는 걸 보면 알듯이 우리도 수행하면 그와 같이 된다 하는 걸 분명히 얘기하고 있습니다. 자 봅시다. 중생이란 몸뚱아리 지니는 것은 모두가 뜻이 짓는 공력이어서 뜻[意]이라는 것은 말나식[자아의식]입니다. 의(意)는 말나식인 자아의식이고, 의식(意識)은 그냥 의식이에요. 그럼 의식(意識)과 차이가 뭐가 납니까? 의식은 ‘식(識)’이 하나 더 붙어있지요. 말나식[意]은 ‘식’이 없지요? 이것은 무얼 의미하겠습니까? 식은 현실 속에 대상을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직관이든 추리든 인식하는 겁니다. 그런데 말나식은 식이 없기 때문에 인식을 하는 것이 표면적으로 안 나타나는 겁니다. 그리고 생각이라는 것은 말나식이 아닙니다. 식이 있어야 대상에 대한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집니다. 말나식은 그런 생각이 없는 거죠. 그러니까 아치, 아애, 아견, 아만의 네 가지 심리도 생각이 아니에요. 드러나지 않는 거죠. 선천적으로 잠재되어 있는 거예요. 이렇게 구분하면 됩니다. 이것은 불길 속의 터럭과 같고 실체없는 건달바의 성채1) 같다네. 이 말은 무얼 얘기하냐 하면, 모든 것이 뜻에 의해서 짓기 때문에 몸뚱아리라는 것이 알고 보면 불속의 터럭같이 실재하지 않는 건달바 같다는 것이죠. 여러분, 몸이 진짜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능가경』에서 ‘인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왜 존재하지 않느냐? 이런 것을 『사념처경』에서 보면 백정이 소 잡는 비유를 들어 아주 자세하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백정이 소를 끌고 나와서 소를 묶어놓고 소를 잡습니다. 가죽은 가죽대로, 뼈는 뼈대로, 살은 살대로, 내장은 내장대로 걸어놓고 팝니다. 그런데 판매를 하면서는 "소 사세요." 라고 안하고 "고기 사세요." 라고 합니다. 오는 사람도 "고기 한 근 주시오." 이러죠. 소는 어디 갔습니까? 소는 개념에 지나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까 소도 분해하면 소는 없는 겁니다. 우리 몸뚱아리도 흙, 물, 바람, 불, 허공의 5대 요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분해하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몸이라는 것은 이름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몸뚱아리라는 것도 알고 보면 참 허망한 거라는 얘기입니다. 수행을 하게 되면 몸이 사라지는 현상이 오면서 알게 됩니다. 『화엄경』에 보면, 몸 때문에 생기는 견해가 62가지가 있답니다. 몸에 의해 생기는 고통을 잘 얘기해놨습니다. 여러분의 행복, 불행의 기준을 몸뚱아리에 두는데 그것은 불행입니다. 젊은 10대 20대는 팔팔하니까 몸이 아파도 금방 나으니까 영원히 사는 것처럼 생각이 되죠. 30대 쯤 되면 부딪치고 깨지고 해도 잘 안 나으니까 좀 불안해요. 40대 50대가 되면 당연히 몸이 쇠퇴하니까 밥심으로 살아가죠, 한 끼라도 굶으면 힘이 안 나니까 고통스러운 겁니다. 벌써 주름살 생기고 흰머리 나잖아요. 그러니 이 몸뚱아리에 근심이 많죠. 몸이 40, 50대 되면 굉장히 조심하고, 운동도 조심조심히 하고, 온갖 좋은 것은 다 지어 먹고 그러잖아요. 그렇죠? 다 압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