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떠나고 누가 남는가
위대한 사람들의 무덤을 바라볼 때
내 마음속 시기심은 모두 사라져 버린다.
미인들의 묘비명을 읽을 때
무절제한 욕망은 덧없어진다.
아이들 비석에 새겨진 부모들의 슬픔을 읽을 때
내 마음은 연민으로 가득해진다.
하지만 그 옆에 있는 부모들 자신의 무덤을 볼 때
곧 따라가 만나게 될 사람을 슬퍼하는 것이
얼마나 헛된 일인가를 깨닫는다.
쫓겨난 왕들이 그들을 좇아낸 사람들 옆에
묻혀 있는 것을 볼 때
또 온갖 논리와 주장으로 세상을 갈라놓던
학자와 논객들이 나란히 묻힌 것을 볼 때
인간의 하잘것없는 다툼, 싸움, 논쟁에 대해
나는 슬픔과 놀라움에 젖는다.
조지프 애디슨.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쓴 시
1672~1719. 영국의 문필가. 시인이자 정치가. 무엇보다 자신이 창간한 간행물<구경꾼>에 글을 실어 문필가로서 널리 이름을 떨쳤다. 그는 다소 풍자적인 문체로 상인들과 사업가들로 이루어진 영국의 중산층을 깨우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