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왜
저 사람은 거짓말을 너무 좋아해
저 사람과는 결별해야겠어.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수많은 거짓말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남을 너무 미워해.
저 사람과는 헤어져야겠어.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내가 수많은 사람을 미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교만해.
그러니까 저 사람과는 그만 만나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나의 교만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저 사람은 너무 이해심이 없어.
그러니까 저 사람과 작별해야지.
하고 결심했을 때
그때 왜.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떠오르지 않았지?
이 사람은 이래서.
저 사람은 저래서 하며
모두 내 마음에서 떠나보냈는데
이젠 이곳에 나 홀로 남았네.
김남기
1961년 충북 제천출생. 총회 신학교를 졸업하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때 왜><<행복한 사람><너는 왜><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을 비롯해 여러 편의 미발표 시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