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책]/명상음악

[국악명상곡]매화

경호... 2008. 11. 27. 01:22



    엄마의 손가락 내가 결혼 전 간호사로 일할 때의 일이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아직 진료가 시작되기에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25살 남짓 되어 보이는 젊은 아가씨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아주머니가 두 손을 꼭 마주잡고 병원 문 앞에 서있었다. 아마도 모녀인 듯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아주머니! 아직 진료 시작되려면 좀 있어야 하는데요. 선생님도 아직 안오셨구요." " ..... " " ..... " 내 말에 두 모녀가 기다리겠다는 표정으로 말없이 마주 보았다. 업무 시작 준비를 하는 동안에도 두 모녀는 맞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작은 소리로 얘기를 주고받기도 했고, 엄마가 딸의 손을 쓰다듬으면서 긴장된, 그러나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위로하고있었다. 잠시 후 원장선생님이 오시고, 나는 두 모녀를 진료실로 안내했다. 진료실로 들어온 아주머니는 원장님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얘..얘가...제 딸아이예요. 예..옛날에..그니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외가에 놀러갔다가 농기구에 다쳐서 왼손 손가락을 모두 잘렸어요... 다행이 네 손가락은 접합수술에 성공했지만... 근데...네...네 번째 손가락만은 그러질 못했네요... 다음달에 우리 딸이 시집을 가게 됐어요. 사위 될 녀석은 그래도 괜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어디 그런가요.. 이 못난 에미... 보잘 것 없고 어린 마음에 상처 많이 줬지만 그래도 결혼반지 끼울 손가락 주고 싶은 게 이 못난 에미의 바램이예요. 그래서 말인데 늙고 못생긴 손이지만 제 손가락으로 접합수술이 가능한지........ " 그 순간 딸도 나도 그리고 원장선생님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원장님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한 채 "그럼요..가능합니다. 예쁘게 수술 할 수 있습니다." 라고 했고 그 말을 들은 두 모녀와 나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 미상/ 퍼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