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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혹한 마음으로는 만행을 하여도 윤회를 면치 못함.

경호... 2008. 11. 7. 18:48


미혹한 마음으로는 만행을 하여도 윤회를 면치 못함.
(迷心萬行未免輪廻)


물음이라
「성품을 보지 못했더라도
염불하고 경 읽고 계행을 지키고 보시하고 정진해서
널리 복을 닦으면 부처를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대답이라.
못하느니라.

다시 물었다.
어찌하여 못합니까?

대답이라.
조그만 치라도 얻을 법이 있으면
"이는 유위의 법이며, 인과의 법이며,
과보를 받는 법이며, 윤회하는 법"이라
생사를 면치 못하거늘 언제 부처를 이루리요?

부처를 이루려면 성품을 보아야 하나니, 성품을 보지 못하면
인과(因果)등의 말이 모두가 외도의 법이니라.

만일 부처라면 외도의 법을 익히지 않나니,
부처란 업(業)도 없는 사람이며,
인과(因果)도 없는 지위이니,
조금만치의 법이라도 얻을 것이 있다면,
모두가 부처를 비방하는 짓이니라,
어떻게 부처를 이루리요?

한 마음 한 기능 한 견해
한 소견이라도 집착해 있다면 부처는 모두 허용치 않느니라.

부처는 지키고 범함이 없는지라,
심성(心性)이 본래(本來) 공(空)하고
또 더럽거나 깨끗한 법도 아닌지라
닦을 것도 증득할 것도 없으며,
원인도 결과도 없느니라.

부처는 계를 지키지도 않으며, 부처는 계를 범하지도 않으며,
부처는 선을 닦지도 않으며, 부처는 악을 짓지도 않으며,
부처는 정진을 하지도 않으며, 부처는 게으르지도 않나니,
부처란 작위 없는 사람이라, 집착하는 마음이 있기만 하면
부처는 이를 허락지 않느니라.

부처라 하면 부처가 아니니
부처라는 견해를 짓지 말지어다.

만일 이런 이치를 보지 못하면
언제나 어디서나 근본 마음을 알 수는 없느니라.

성품을 보지 못하고서 항상 작위 없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는 큰 죄인이며 어리석은 사람이다.

무기공(無記空. 아무 分別이 없는 空)에 떨어져서
캄캄한 것이 마치 취한 사람 같아서 좋고 나쁨을 가리지 못하
리라.

만일 작위 없는 법을 닦으려 하거든
우선 성품을 본 뒤에
반연(妄相=본성품위에 나타난 망상하는 생각)하는 생각을 쉴
지니 성품을 보지 못하고 불도를 이룬다는 것은 옳지 못하니라.

어떤 사람이 인과(因果)를 무시하고 분주히 온갖 나쁜 짓을
하면서 망녕되이 말하기를
[본래 공해서 나쁜 짓을 하여도 허물이 없다] 한다면
이런 사람은 무간지옥, 흑암지옥에 빠져서 영원히 벗어날 기약
이 없으리니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이런 견해를 짓지 않느니라.

물음이라.
만일 분별하고 운동하는 온갖 시간이 모두가 근본 마음일진대
색신(色身)이 죽을 때엔 어찌하여 근본 마음이 보이지 않는
가요?

대답이라.
근본 마음이 항상 눈앞에 나타났으되 그대 스스로가 보지 못할
뿐이로다.
마음이 이미 눈앞에 나타나 있다면 어찌하여 보지 못합니까?

도리어 물음이라.
[그대는 꿈을 꾼 적이 있는가?]
[꾸었습니다.]
[그대가 꿈을 꿀 때에 그대의 근본 몸이였던가?]
[예, 근본 몸이였습니다.]

거듭 물음이라.
[그대가 말하고 분별하고 운동하던 것이 그대와 같던가
다르던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미 다르지 않다면 이 몸 그대로가 그대의 근본 법신이며
이 근본 법신 그대로가 그대의 근본 마음이니라.]

이 마음이 끝없는 옛부터 지금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서
전혀 나고 죽은 적이 없는지라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으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옳고 그름도 없으며, 남자와 여자의 모습도 없으며
중과 속인 늙은이와 젊은이의 모습도 없으며

성인도 없고 범부도 없으며,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으며
증득할 것도 없고 닦을 것도 없으며, 인도 없고 과도 없으며
힘도 없고 모양도 없는 것이,
마치 허공과 같아서 취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느니라.

산이나 강이나 석벽이라도 장애하지 못하며
들고나고 오고 가고 옴에 자재하고 신통하니라.

오온(五蘊)의 산을 벗어나며 생사의 바다를 건너리니
온갖 업이 이 법신을 구속하지 못하느니라.
이 마음은 미묘하여 보기 어려우니라.

이 마음은 물질의 모습과는 같지 않나니,
이 마음이 곧 부처이니라.

사람들은 모두가 보고자하거니와
이 광명 가운데서 손을 흔들고
발을 움직이는 일이 항하의 모래 같으되
물어보면 전혀 대답치 못함이 마치 허수아비 같나니
모두가 자기의 수용(受用=활동)이거늘 어찌하여 알지 못하는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온갖 중생은 모두가 미혹한 사람이라
미혹를 인하여 업을 지으므로
생사의 바다에 빠져서 나오려 하다가도 도리어 빠지나니
오직 성품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 하시니
중생이 미혹하지 않았다면 어찌하여 물으면 한 사람도 아는
이가 없는가.?

자기의 손과 발을 움직이는 것을 어찌하여 알지 못하는가?
그러므로 성인의 말씀은 틀리지 않건만 스스로가 알지 못할
뿐임을 알겠도다

그러기에 이 마음은 밝히기 어려우나 부처님 한 분만이 능히
아시고 그 밖의 인간 하늘 등의 무리는 아무도 밝히지 못하
는 줄 알지니라.

만일 지혜로써 이 마음을 분명히 알면 비로소
법성(法性)이라 부르며 해탈(解脫)이라고도 하나니,
생사(生死)가 구애하지 못하며, 온갖 法도 구속하지 못하므로
대자재왕불(大自在王佛)이라 하며, 부사의(不思議)라고도 하며,

성인(聖人)의 본체(本體)라고도 하며,
장생불사(長生不死)라고도 하며,
큰 선인(大仙人)이라고도 하느니라.

성인들의 갖가지 분별이 모두가 자기의 마음을 여의지 않았나니
마음의 한량이 광대하여 끝없이 응용(應用)하느니라.

눈에 응하여는 빛을 보고,
귀에 응하여는 소리를 들으며,
코에 응하여는 냄새 맡으며,
혀에 응하여는 맛을 알며,
나아가서는 온갖 활동이 모두가 자기의 마음이며,

[언제든지 언어의 길이 끊이고,
마음으로 따질 곳이 없어졌으니,]
이것이 자기의 마음이라,

그러므로 말씀하시기를
[부처의 몸매(色)가 다함이 없으며, 지혜도 그러하다] 하시니,
몸매가 다함이 없는 것이 곧 자기의 마음이니라.

마음이 능히 온갖 것을 분별하며
나아가서는 온갖 분별과 운동이 모두가 지혜이니
마음이 형상이 없으므로 지혜도 다함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부처님의 몸매가 다함이 없고 지혜도 그러하다]하시니,
四大로 된 몸매는 번뇌의 몸인지라 생멸이 있거니와
法身은 항상 머무르되 머무는 바가 없어서
여래의 법신이 항상 변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기를
[중생이란 응당 불성이 본래 있는 몸임을 알아야 한다] 하시니,

가섭(迦葉)은 다만 본성을 깨달았을 뿐이요 딴 일이 없느니라.

본 성품이 곧 마음이요 마음이 곧 성품이니
이는 부처님들의 마음이라
앞 부처와 뒷 부처가 오직 이 마음을 전하셨을 뿐
이 마음밖에 따로 부처를 찾을 수 없느니라.

뒤바뀐 중생이 자기의 마음이 부처인 줄 알지 못하고 밖을
향해 구하되 종일토록 설치면서 부처를 염하고 부처에게 절을
하나니 부처가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소견을 짓지 말지어다.

다만 자기의 마음을 알기만 하면 마음밖에 딴 부처가 없느니라.

경에 말씀하기를
"무릇 형상 있는 것은 모두가 허망하다."하시고
또 말씀하기를
"경 있는 곳마다 부처가 있다."하셨으니
자기의 마음이 곧 부처인지라,
부처를 가지고 부처에게 절하지 말지어다.

만일 부처와 보살의 모습이 홀연히 나타나거든 절대로 예경
하지 말지어다.

내 마음이 공적 하여 본래 이런 모습이 없나니, 만일 형상을
취하면 곧 마에 포섭되어서 모두가 삿된 道에 떨어지니라.

만일 허깨비가 마음에서 일어난 줄 알면 예경할 필요가 없나니,
절하는 이는 알지 못하고,
아는 이는 절하지 않느니라.

예경하면 곧 마에 포섭되리니,
學人이 행여나 알지 못할까 걱정되어 이렇게 풀이하노라.

부처님들의 근본 성품 바탕 위에서 도무지 이런 모습이 없나니
꼭 명심할지어다.

기이한 경계가 나타나거든 결단코 채근하지도 말고
또 두려워하지도 말고 의혹을 내지도 말지어다.

내 마음이 본래 청정하거늘 어디에 이러한 모습이 있으리요.
나아가서는 하늘, 용. 야차. 귀신. 제석. 범왕(梵王)등에게라도
공경할 생각을 내지 말며 두려워하지도 말지어다.

내 마음이 본래 공적한지라 온갖 모습이 모두가 허망한 형상
이니 다만 형상만은 취하지 말지어다.

만일 부처라는 견해나 법이란 견해를 일으키거나
또는 부처나 보살의 모습에 대하여 공경할 생각을 낸다면
스스로가 중생의 축에 들리라.

만일 바르게 알고자 한다면 온갖 형상에 집착하지 않기만 하면
되나니 다시 딴 말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가 허망하다"하시니,
도무지 "일정한 형상이 없으며 환(幻)에 일정한 상이 없는 지라",
이것이 무상한 법이니 다만 형상을 취하지 않으면 거룩한
뜻에 부합되리라.

그러므로 경에 말씀하시기를,
"온갖 형상을 여의면 곧 부처라 한다."하시니라.


- 선문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