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이(The Eye)>란 영화에서 주인공 '문' 은 각막이식 수술로 눈을 뜨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사람뿐 아니라, 유령과 저승사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문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지요. 산 사람의 눈으로 죽은 사람이 보이니 말입니다. 각막을 이식받은 '문' 과 각막의 주인이었던 '링' 은 유령을 볼 줄 아는 특이한 능력을 가졌지만, 너무나도 괴로웠습니다. 이런 그들을 사람들은 정신 이상자로 따돌리거나 저주 하였습니다.
만약 당신의 눈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보이더라도 당황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우리의 영혼이 유령이기 때문입니다. 유령은 몸뚱이 없는 귀신이요, 인간은 몸뚱이를 가진 귀신일 뿐입니다. 해탈하기 전에는 모두 귀신이거나 혹은 잘 되어야 천신의 존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어떤사람이 밤중에 공부를 하는데, 자정쯤 되어 갑자기 배 없는 귀신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놀라지 않고, "배가 없는 녀석이니 배 아플 걱정은 없겠군." 하며 그냥 하던 공부를 계속했다고 합니다. 그는 평소에 배가 자주 아팠기에그렇게 말했던 게지요. 그러자 귀신은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다시 얼마가 지났을까. 이번에는 머리 없는 귀신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도 그는 정신을 빼앗기지 아니하고 "이 귀신은 머리가 없어서 머리 아플 일은 없겠군." 하며 그저 하던 공부를 계속하니, 어느 틈엔지 머리 없는 귀신도 사라졌다고 합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모든 형상은 그것을 지켜보는 나의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두려운 마음에는 그 모든 것이 두려울 뿐이고, 흥미로운 마음에는 그 모든 것이 신기하고 흥미롭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외부에 나타나는 귀신의 형상에 마음을 빼앗기지 마십시요. 나를 미혹하기 위해 나타난 형상에 마음을 쓰다보면 나 자신은 없어지게 됩니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십시오. 자신의 마음은 오로지 당신 것입니다. 자신을 이 세상 중심에 놓으십이오. 당신의 마음을 말입니다.
부처님의 십대제자 가운데 아나율 존자는 앉아서 온갖 천신과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는 본시 잠이 많은 편이었는데, 어느 날 부처님께서 설법하실 때 그만 졸고 말았습니다. 이를 본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나무라셨다고 합니다.
"저 남쪽 큰 바다에사는 조개가 있는데, 그 조개는 한번 잠이 들면 삼천년씩이나 잠든다고 한다. 그래서 이 세상에 부처님이 오고가는 것도 모르고 있지. 너는 그 조개같은 녀석이로구나." 이러한 꾸중을 들은 아나율을 마침내 잠을 자지 않고 정진하다가 결국 실명하기에 이르렀습니다.그러나 대신 천안통天眼通을 얻게 되었지요. 어느 날 아나율은 천안을 얻었습에도 번뇌가 끊이지 않음을 사리불에게 고백하였습니다.
"나는 천안청정을 지녔으므로 하늘의 세계를 보는 일도 할 수 있는데, 선정을 열심히 닦아보아도 해탈을 할 수 없습니다."
사리불은 아나율에게 가르쳤습니다. "아나율이여! '천안으로 하늘의 세계를 본다'는 네 마음에는 자만심이 있다. 또한 '노력해서 선정을 닦는다'는 마음에는 교만심이 있다. 그것들을 버리지 않으면 깨달음은 얻을 수 없다."
이 가르침에 아나율은 비로소 번뇌를 끊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무엇을 얻기 위하여 우리가 마음공부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탈을 하기 위해서, 극락에 가기 위해서 혹은 번뇌를 끊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이러한 목적이 있는 마음공부는 나의 마음을 어둡고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이자, 나의 자만이고 교만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곳에서 이렇게 만난 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나를 돌이켜보기 위함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함이지요. 그 무엇을 위해서, 그 누구를 위해서 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마음이 아닌 외부의 그 모든 것에 미혹되지 마십시오. 그것들은 당신의 마음을 흩뜨리고, 당신을 이 세상 중심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십시오. 당신의 마음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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