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의 진정한 웰다잉이란 더 이상 몸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더 좋은 옷을 갈아입는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더 나쁜 옷으로 갈아입을 수도 있게 되는 까닭입니다.
부처님의 이복 동생인 난타에게는 출가 전에 아름다운 아내가 있었습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여인이었기에 난타는 출가를 하고서도 그녀를 못잊고 그리워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처님께서 난타를 데리고 히말라야 깊은 산으로 가셨습니다. 그 산속에는 늙은 원숭이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원숭이를 가리키며 부처님은 난타에게 물으셨습니다.
"미인인 너의 아내와 늙고 눈이 먼 이 원숭이를 비교했을 때 누가 더 곱다고 생각하느냐?"
"부처님, 제 아내는 아름다움으로는 그누구와도 겨룰 자가 없습니다. 하물며 어찌하여 그녀를 눈 먼 원숭이 따위와 비교하십니까?"
난타의 말을 들은 부처님께서는 히말라야 산속에서 나와 그를 데리고 다시 천상계에 올라가 천상의 궁전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궁전에서는 오백명이나 되는 아름다운 천녀들이 음악을 울리며 누군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난타는 궁금한 생각이 들어 천녀에게 물었습니다. "누구를 맞이하기 위하여 이토록 지극히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계신지요?"
"난타라고 하는 부처님의 동생입니다. 그분은 출가하여 계율을 잘 지키며 옳은 일을 행한 사람입니다. 이에 그 분은 전생에 수행한 공덕으로 다음 생에는 이곳에 태어나 천자가 되실 분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지금부터 그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난타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난타야, 네 아내가 미인이라고 했지, 하지만 천녀들과 비교하니 어떠하더냐?"
" 제 아내와 천녀들과의 차이는 늙은 원숭이와 제 아내를 견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난타는 다시 열심히 수행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난타를 데리고 지옥으로 갔습니다.
지옥에는 커다란 가마솥이 여러 개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에는 끄거운 물이 펄펄 끊고 있는데도 옥졸들이 계속 나무를 집어넣고 있었습니다.그 까닭을 물으니 옥졸들이 대답했습니다.
"난타라는 부처님 동생이 있습니다. 그는 출가하여 다음 생에는 천상에서 태어나겠지만, 천상의 수명이 다하게 되면 이 지옥으로 떨어지게 될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가마솥의 물을 끓이며 기다리고 있소이다." 난타는 이 말을 듣고 두려움에 떨면서 부처님께 어서 돌아가자고 하였습니다."너는 천상의 세계에 태어나고 싶어서 계율을 지키고 저어진하는 것이냐?" "아닙니다. 저는천상에 살고 싶지 않습니다.제발 지옥에나 떨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와 같은 일이 있은 뒤부터 난타는 더욱 수행에 전념하여 17일만에 아라한과 (수행을 완수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다시 생사의 세계에 윤회하지 않는 가장 높은 경지에 오른 아라한阿羅漢의 자리)를 성취하였다고 합니다.
비록 천상에 태어난다 하더라도 육도윤회를 벗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복락이 다하면 다시 나쁜 옷으로 갈아입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교에서 극락은 최종 목적지가 아닙니다. 일종의 중간 목적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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