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바람같은 거야
묵연스님
다 바람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다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에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한순간이야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같이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듯
가을바람 불어 그 곱던 잎들을 떨어뜨리는 것도
덧없는 바람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인 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 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며 아파하나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아
'#시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시 후면 너는 /류시화 (0) | 2008.11.12 |
---|---|
부활하는 사람 /류시화 (0) | 2008.11.12 |
허허/김동승 (0) | 2008.09.09 |
사월에 걸려온 전화/정일근 (0) | 2008.08.21 |
나 늙으면 (0) | 2008.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