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책]/가곡

언덕에서

경호... 2008. 1. 1. 14:38






      언덕에서 김원호 곡 민형식 시 저 산 너머 물 건너 파란잎새 꽃잎은 눈물짓는 물망초 행여나 오시나 기다리는 언덕에 임도 꿈도 아득한 풀잎에 이슬 방울 왼 종일 기다리는 가여운 응시는 나를 나를 잊지 마오 팽재유 김신자 이성혜 이 곡은 작사자 민형식씨와 친구인 작곡가 김원호씨가 1958년에 함께 만든 작품이다. 두 사람은 한 동네에서 살던 오랜 친구 사이로 비슷한 시기에 첫사랑의 상처를 받고 고뇌에 찬 심정을 각각 시와 노래로 표현했다. 1958년 어느 가을, 부산사대 음악과 1년생인 민씨가 김씨의 집에 찾아와 자신의 모교인 부산 서면 전포동의 평화고교 뒷산 언덕으로 올라갔다. 금정산 중턱인 이 언덕에는 당시만 해도 청초한 코스모스가 길 옆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었고 민씨는 이 자리에서 '물망초'라는 시를 적은 쪽지를 꺼내 김원호씨 에게 보여 주었다고 한다. 작곡가 김씨는 이 시를 읽는 순간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읊은 듯한 시상에 찡한 공감을 느끼고 집으로 오자마자 멜로디를 옮겼다고 한다. 그는 부산의 서울음악학교 성악과 재학 시절에 만난 사랑하던 여인을 부모의 반대로 헤어지고 방황과 좌절 속에서 살고 있던 시기였는데 그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 3년간을 고뇌 속에서 지냈다. 그는 연인과 손 한번 잡아보지 않고 헤어졌지만 수 십년이 지난 지금도 어제의 일처럼 기억한다고 한다. 작사자인 민형식씨도 고3 때부터 사랑했던 여인이, 그가 부산사대 1학년 때 부모의 권고대로 다른 남자와 결혼하므로써 심한 충격을 받았다. 이 충격으로 그는 자살을 생각할 만큼 깊은 상처를 받았는데 이 때 '물망초'를 썼다. - "내 마음의 노래"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