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산책]/한국화,동양화

하삼두님의 작품 - " 물이랑 "

경호... 2007. 12. 19. 21:52



물가에 나가
잠시도 쉬지 않고 높낮이를 고르고 있는
물이랑의 충성스러움을 봅니다
고요를 향한 끝없는 살아있음
저 허락되지 않는 휴식을..











부레옥잠 (부평초)
도대체, 저 도저한 기쁨의 뿌리는
무엇일까
제 몸의 부레로 물을 딛고
바람 따라 물살 따라 정처는 없어도
단 하루만을 위해 피워내는
하늘빛 꽃!
궁금타, 석양과 주고받았을
그 청자빛 이야기……





겉을 사용하면 우산이 되고
속을 사용하면 깔때기가 됩니다.
같은 모양이지만
너무도 다르게 쓰이는
믿음의 그릇입니다





닫혀진 성무일도의 책장 사이로
색동끈이 예쁩니다
참으로 따뜻한 당신 보금자리의 문고리





가로수
가지 잘려
몽당자루처럼 세월을 견뎠어도
봄바람 스치면
초록의 불을 댕깁니다, 성냥개비같이……





가로수 길
그러고 보니
긴 세월 동안 가로수도 그렇게
서로 마주보며 서 있었더군요




아침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산비둘기의 속깃털 하나 땅에 떨어져
내 발걸음 움직임에도 그 무게를 떨고
나를 따르며 구른다
그리고
그건 순전히 우연처럼 보였지만
이웃 어르신이 내게 말을 건넸다
-"세상 아무것도 아니다!"-







처음 오르는 곳이거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길이라고 생각하며
계단을 밟아 봅니다
나보다 훨씬 이전의 시간도
나 이후의 아득한 훗날까지도
계단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럽니다








내가 알아차리든지 못 알아차리든지
손님은 늘 기별을 갖고 옵니다
구슬같은 새소리는 맑고도 맑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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