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어리석으니 하는 일마다 모두 어리석다. 겹겹이 구름 낀 산중이니 임이 올 리 없건만 떨어지는 잎과 부는 바람 소리에도 행여나 임인가 하고 생각한 다. 마음이 어리석으니 하는 일이 모두 어리석구나. 구름이 겹겹이 쌓여 험난하고 높은 이 산 중으로 어느(어찌) 임 이 나를 찾아오겠는가 마는,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와 바람 부는 소리에 혹시 임이 오는 소리 가 아닌가 하노라. 반적 진술, 중·종장에서 구체적 진술을 통하여 연역적 방식으로 시상을 전개함. 지은이가 황진이를 생각하며 지은 시라고 전해지고 있으며, 당대의 이름난 도학자가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고백한 작품으로 지은이 스스로 마음이 어리석다고 자신을 낮추고 있지만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어리석은 일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그리움의 정도가 강렬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만중 운산(萬重雲山)'은 그리운 사람과 지은이 사이에 가로놓인 장애물을 나타내는 것이면서 지은이가 거처하는 곳의 공간적 특징을 압축해 보여 준다. 종장은 '지 닙'과 '부 람'과 같은 자연의 조그마한 변동에서도 인생살이의 기미를 깨닫는 지은이의 모습을 보여 준다. 시조의 정형적인 틀을 지키면서 전통적인 그리움의 정서를 표현한 이 작품은 맑은 시냇물과 같이 옅은 듯 깊은 인생의 지혜와 은은히 내비치는 낭만성이 잘 조화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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