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시

넋두리 - 김현식 추모앨범 中 (낭송 : 최민수 - 4:38)

경호... 2007. 11. 7. 15:45



넋두리 - 김현식 추모앨범 中 (낭송 : 최민수 - 4:38)


이내 몸이 죽어가도 가슴에 맺힌 사연들은
내가 떠난 그 후에도 잊혀지지 않을거야

이내 몸이 병들어도 못다한 말 너무 많아
소복소복 쌓인 눈에 쌓인 눈에 묻혀갈거야

이내 몸이 죽어가도 가슴에 맺힌 사연들은
내가 죽은 그 자리에 들꽃 한송이로 피어날거야

내가 죽은 그 자리에 들꽃 한송이로 피어날거야


1990년 12월 2일 오후
구름 한점 없는 냉혹한 하늘을 등지고
회색도시속에 힘겹게 살아가다
그러다 문득 어느 꽃 향기를 맡은것 같았습니다.

그날 저녁 포장마차에서 기울인 소주잔에
이름 모를 작은 꽃이 다소곳이 물결치는 그 모습을
또 그향기를 문득 본 것만 같았습니다.

쏟아지는 검은 비속에 내 마저 시름을 맡기고
터벅터벅 돌아갈 길을 찾을때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1990년 11월 2일
당신이 들꽃 한송이로 피어나
내 가슴 속에 자리 잡은 것을

이리와 소년아 진리와 환상과 빛을 캐는 광부여
거대한 회색 울타리 속에 고독한 투쟁자여

내 낡은 옷깃 위에 떨어진 눈물 한방울 까지
당신의 시련에 차가운 모습으로...
바로 나의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