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새와 나무/류시화

경호... 2007. 11. 3. 18:34

 

 

 

 

새와 나무

시 :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시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류시화  (0) 2007.11.03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류시화  (0) 2007.11.03
산안개/류시화  (0) 2007.11.03
도둑/류시화  (0) 2007.11.03
  (0) 2007.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