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性常識

여자는 자신의 그 곳이 부끄럽다!

경호... 2007. 10. 10. 03:12
[성심리] 여자는 자신의 그 곳이 부끄럽다!
꽃잎처럼 부드러운 속살 속 핑크빛의 은밀한 동굴. 이것은 무엇을 묘사하는 말일까? 바로 여자의 그 곳, 성기를 묘사하는 미사여구들이다. 그러나 자신의 그 곳을 아름답게, 자랑스럽게 여기는 여자가 얼마나 될까? 아니 오히려 자신의 성기를 제대로 본 적 조차 없는 이도 있다. 괜히 그 곳이 부끄럽기만 하고 감추고만 싶다는데. 그녀들은 왜 그 곳을 부끄러워하게 되었을까?
글/젝시인러브 임기양 기자

남동생에게 달린 ‘꼬추’가 자신에겐 왜 없는 지, 왜 자신은 칼로 그어놓은 듯한 성기를 가졌는지 의아해, 괜스레 엄마에게 남동생 걸 갖고 싶다고 울어대는 꼬마숙녀. <섹스 앤더 시티>의 샬롯처럼 거울로 자신의 성기를 제대로 들여다 본 날, 상상과는 전혀 다른 못생긴 그 곳이 밉고 징그러워 충격 받았다는 아가씨. 핑크빛은커녕 거무튀튀한 색과 늘어진 날개가 부끄러워 절대 성관계는 갖지 않겠다고 결심한 순진한 처녀. 출산 후 모양이 변한 그 곳을 보고 남편이 싫어할까, 성기 성형술을 택한 아줌마. 깨끗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씻고 또 씻고 병적으로 청결을 따지는 언니.
남자들이 오줌 줄기와 허풍으로 ‘대물’을 자랑할 때, 여자들은 감추고 또 감추다 못해 자기비하를 일삼으며 성기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게 된다. 그 곳의 색깔이 검으면 처녀가 아니라는 둥, 소음순이 늘어진 것은 성관계를 많이 해서라는 둥, 여자의 그 곳은 씻고 돌아서면 냄새가 또 난다는 둥, 갖가지 풍문에 여자는 상처를 받고 알 수 없는 자책감에 빠지기도 한다.
귀중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첫 관문이자, 여성성의 상징이 되어야 할 성기가 잘못(?)을 한 것도 없는데 추한 것으로 취급 받으며, 정작 주인에게조차 사랑 받지 못 하는 천덕꾸러기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성기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여자들일수록 순결에 대한 강박관념과 성의식이 미성숙한 경우가 많다. 일종의 죄의식까지 느낄 정도로 성기는 하나의 콤플렉스가 된다. 그래서 여자들에게 있어 절대 보이지 말아야 할 곳, 마치 꽃봉오리마냥 예뻐야 할 곳, 순결하고 깨끗해야 할 곳이 바로 성기의 의미다. 의외로 자신의 성기모양을 징그럽다고 여기는 여자들이 많다. ‘핑크빛의 꽃봉오리’가 아니라서 비하하게 되고 남자가 실망할까 지레 부끄러워하는 여자들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성기자체에 대해서 ‘추한 곳’이라고 여겨 성관계에 대한 거부반응까지 가지는 경우도 있다.
여자들이 스스로 비하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도 있겠지만 사회적인 의식에도 문제가 있다. 옛날부터 여자의 성기는 남자의 성기에 비해 ‘낮은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그림이나 조각을 보면 남자의 성기는 잘 묘사된 데 반해 여자의 성기는 생략되거나 교묘히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여자의 그 곳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상 팽패해 있던 ‘남존여비’의 사상이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에게 바치는 그림이나 조각일수록 여성의 성기와 관련된 것은 찾기 힘들다. 그것은 낮은 것을 바쳐 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흔히들 우스갯소리로 쓰는 욕이나 속어를 봐도 여자의 성기는 비하대상이었다. 여자를 비유한 말로 ‘10대는 호도알, 20대는 알밤, 30대는 귤, 40대는 석류, 50대는 곶감’이란 말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과일이 ‘까지는’ 형태가 다르단 의미다. 이뿐이랴, 예부터 내려오는 욕설에는 여자의 성기를 비하해 인용한 것들이 많은데 ‘ㅆ’이나 ‘뽁’ 등이 바로 그 예다.
이런 사회적 인식도 여자가 ‘그 곳’을 부끄러워하게 된 데 한몫 한다. 탄생부터 낮추게 되고 감추게 되고 완벽한 기능과 형상을 해야만 만족하는 대상이 된 것이다.

70년대부터 여성의 성해방을 위해 활동해 온 성교육자 베티 도슨은 성기에 대해 부끄러움과 자책감을 느끼는 여성들에게 성기란 사람의 생김새처럼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성기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역설해 왔다. 성기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모든 여성들을 위해 각양각색 여성의 성기 사진을 찍어 하나의 작품으로 자신의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혹자들에게서는 ‘포르노’로 치부 받기도 했지만, 그녀의 뜻은 단호했다.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성기를 인정하고 그 모양의 다양성을 깨닫게 만들기 위해 그녀만의 방식으로 노력한 것이다.
그녀의 사진들을 보면 성기의 모양이 얼마나 다양한 지 놀라게 된다. 자신의 것도 볼 기회가 드물었던 여자들에게 다양한 성기의 모양은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한다. 전혀 자신의 것이 징그럽거나 특별히 추한 것도 아니며 그 곳이 꽃잎처럼 핑크빛을 띤 대상이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된다. 늘어진 소음순, 오히려 핑크보다는 초콜릿색에 가까운 빛깔, 너무나 다양한 질모양과 크기 등 세상에 수많은 인종과 사람들이 살듯이 성기도 제각기 개성을 띤 모습이었던 것이다.
다소 급진적인 성이론을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베티 도슨의 말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녀는 여자들이 자신의 성기를 사랑해야 하며 그 방법의 하나로 ‘적극적인 자위’를 권장하기도 했다.
여자 스스로가 성기에 대한 부정적 의식을 버리고 자기애를 가져야 한다. 자아도취라 해도 좋다. 자기 성기를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자신을 소중히 가꿀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무엇보다 여자의 성기에 대한 비하의식을 버리고, 엉터리 속설만으로 여자를 그리고 여자의 성기를 평가하려 들면 안 된다. 직접적인 말보다는 아름다운 은유로 여자의 성기를 지칭하고 표현해야 한다. 콤플렉스를 가진 여자에게 있어 성기는 마치 없애버리고 싶을 만큼 저주스러운 것이 될 수 있다. 말 한마디로도 그녀의 자기애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명심 또 명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여자의 그 곳을 단순히 성적대상의 부위로만 보지 말자. 상처 받기 쉬운 꽃잎을 떠올려라. 그저 성기인 것이 아니라 여자의 그 곳은 은밀하고 여린 여자의 마음이다. 절대 함부로 대하지 말 것. 그래야 그녀도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을 사랑하고 상대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