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등 /서안나

경호... 2015. 7. 1. 03:18

 

 

     

     

     

     

     

     

     

     

     

     

     

     

     

     

     

     

     

     

     

       

     

    서안나 

     

     

     

     

     


    등이 가려울 때가 있다
    시원하게 긁고 싶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
    그곳은 내 몸에서 가장 반대편에 있는 곳
    신은 내 몸에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을 만드셨다 

    삶은 종종 그런 것이다,
    지척에 두고서도 닿지 못한다
    나의 처음과 끝을 한눈으로 보지 못한다
    앞모습만 볼 수 있는 두 개의 어두운 눈으로
    나의 세상은 재단되었다
     
    손바닥 하나로는 다 쓸어주지 못하는
    우주처럼 넓은 내 몸 뒤편엔
    입도 없고 팔과 다리도 없는
    눈먼 내가 살고 있다
    나의 배후에는
    나의 정면과 한 번도 마주보지 못하는
    내가 살고 있다

     

     

     

     

            *人生 / 김정호

              

     

             * http://youtu.be/Lc55GKtdG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