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健康및生活常識]/健康常識

감기·장염…주범은 추위로 뚝 떨어진 면역력

경호... 2012. 11. 20.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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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성희 씨(45)는 하루 일교차가 10도를 웃도는 데 이어 최근 들어 기온이 0도까지 뚝 떨어지면서 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미열에 오한이 들고 온몸이 욱신거리며 장염으로 설사가 자주 발생해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초겨울에 접어든 이맘때쯤 가장 많이 앓는 질환은 감기와 장염이다. 이유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는 "바이러스는 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종류가 달라질 뿐 춥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식중독부터 독감, 장염까지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바이러스는 기온이 높고 습한 날씨에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운 겨울에도 건강을 위협할 수있다. 특히 겨울철 바이러스는 잦은 실내생활, 운동 부족, 면역력 저하 때문에 급속하게 전염이 되고 노약자들은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겨울철 식중독의 주범은 노로바이러스로타바이러스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겨울철부터 봄까지 유행하는 장염 바이러스다. 비누나 알코올로도 제거되지 않는 생존력이 강한 바이러스다. 장염에 의한 설사는 건강한 사람에게 별문제가 안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또 다른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분변을 통해 입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다. 전염력이 매우 강해 적은 양의 바이러스에도 쉽게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되면 며칠간 발열,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심한 설사가 장기간 지속되면 탈수 증상이 심해져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백신이 따로 있지 않지만 로타바이러스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며 "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을 막기 위해선 손씻기 등 기본적인 개인 위생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밥ㆍ국, 장 내벽세포 보호해 설사 막아 설사병은 비위생적으로 만든 음식물에서 옮은 세균이 소화 기능을 방해해 발생한다. 설사병에 걸리면 감염물질이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변기에 앉기만 하면 물총을 쏟아낸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입, 식도, 위, 소장을 거치며 대부분 영양분이 흡수되고 대장에서 수분이 제거된 뒤 직장을 거쳐 항문을 통해 대변으로 배출된다. 이들 소화기관 중 음식물에 가장 예민한 곳이 바로 위와 장이다.

일반적으로 밥통이라고 불리는 위는 음식물을 저장하는 곳으로 치아로 씹어 잘게 만든 음식물이 식도에서 넘어오면 위액을 음식물에 골고루 뿌려 소화를 도와준다. 하지만 체온보다 훨씬 낮은 찬 음식물이 들어오면 위 점막이나 혈관이 놀라 수축하게 되고 연동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는 배에 통증 및 설사를 유발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길이가 무려 8m나 되는 장은 잘못된 음식을 먹었을 때 경고 신호를 보낸다. 장은 소화하지 못하는 음식물이 들어오면 일단 가스를 만들어 경련을 일으킨다. 심할 경우 뱃속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일으킨다.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위장에는 잘 발달된 신경시스템이 분포돼 있는데, 이들 신경은 음식물에 독소가 함유돼 있는지, 너무 급하게 먹어 소화가 안되는 고형물질이 있는지를 판단해 잘못된 식사에 의해 생기는 독소들이 몸으로 공급되지 않도록 경비를 한다"며 "위장의 내장신경계가 판단해 뇌에 알려 체하고 토하고 아프고 설사하는 것과 같은 증상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유태우 박사(닥터U와 함께 몸맘삶훈련원 원장)는 "설사를 막으려면 밥과 국을 먹어 보라"며 "밥과 국이 장의 내벽세포를 보호하는 당분을 제공한다"고 조언한다. 칼슘제도 효과가 있다. 칼슘 성분이 근육운동을 둔화시켜 음식물이 창자를 빠르게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 감기 오래 지속 땐 병원 찾아 진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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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목이 칼칼해지거나 기침, 콧물, 열, 가래, 설사 등을 유발한다. 감기는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및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감기는 그 증세가 심하지 않을 수 있지만 독감은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합병증을 일으키므로 백신주사를 맞아 미리 예방해야 한다. 보통 독감 예방주사는 10~12월에 접종할 것을 권장하지만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만성질환자, 영유아, 고령자는 유행 시기에 백신을 접종 받아도 된다.

감기를 예방하려면 △아침 저녁 서늘한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피로를 부를 정도의 과격한 운동을 피하며 △체온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것은 피한다. 또한 평소 수분과 단백질, 비타민이 많은 음식으로 충분한 영양공급을 하고 외출 후에는 손발을 따뜻하게 씻고 양치질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이정권 교수는 "감기에 걸릴 경우 약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에도 개선되지 않을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폐렴이나 결핵의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므로 병을 악화시키는 일이 없도록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체온 1도 올라가면 면역력 5~6배↑ 감기에 걸렸을 때 어떤 사람은 하루 이틀 앓고 나면 거뜬히 낫는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한 달 내내 콧물과 기침으로 고생을 하면서 쉽게 낫지 않는다. 왜 그럴까? 해답은 바로 '면역력'에 있다.

감기는 추운 날씨 때문에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우리 몸의 저항능력(면역력)이 떨어져 걸리게 된다. 특히 환절기 때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0%나 약해지고 반대로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6배로 강해진다.

면역력은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이다. 우리 주변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 질병을 일으키는 수많은 병원체가 떠돌아다니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많은 암세포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몸속에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은 '면역'이라는 방어시스템을 갖추고 암세포 및 병원균을 물리치고 있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규칙적인 운동, 올바른 식습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벼운 운동은 깊은 호흡과 긴장 이완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이를 통해 자율신경의 하나인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며 부교감 신경은 면역계를 자극하게 된다. 김미영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은 면역세포림프액의 흐름을 활발하게 한다. 또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병원균의 침입에서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백혈구 숫자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너무 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면역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고, 특히 감염성 질환에 이미 걸린 이후에는 운동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정한 체온(36.89도±0.34도)을 유지하는 것도 면역력 강화에 중요하다. 저체온이 되면 우리 몸의 화학반응을 돕는 촉매역할을 하는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몸의 신진대사도 나빠진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대사는 약 12%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사가 악화되면 세포나 조직의 기능이 나빠져 위장, 간, 폐, 뇌 등의 장기 기능이 떨어지면서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