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 오탁번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었던 나이가
그러한 맹랑한 자유가
흔하디 흔한 눈물만일 줄 알았다
쓸데없는 배설인 줄만 알았다
어젯밤 사랑하는 여자와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도
울 수 없었을때
툭툭털며 그냥저냥 일어섰을 때
눈물이 숨기고 있던 크나큰 자유를
순수를 알았다
울고 싶을 때 울 수 없는 나이가 되면서
이 시대의 밤은 높기만 했다
죄를 짓고도 죄인 줄 모르는
개똥같은 지성을 미워했다
눈물을 기구하며
개 처럼 하루 한낮을 기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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