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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경호... 2012. 1. 20. 00:47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사랑하는 사람을 간절히 기다리는 내용을 담은 이 시에서

        사랑의 대상은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 등으로 요약된다.

        참여시의 한 양식으로서 연시(戀詩)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잠시 감상 해보세요.

         

         

         

        詩 전문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서성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설레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서성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작가 소개

         

         

        황지우(黃芝雨, 1952년 1월 25일 ~ )

        대한민국의 시인이자 미술평론가이다.

        황지우(본명 황재우)는

        1952년에 전남 해남 출생,

        1971년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입학하였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연혁(沿革)"의 입선과

        <문학과 지성>에 "대답 없는 날들을 위하여"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1983년에 첫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간행하고

        그 해 제3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후 제2 시집 <겨울-무로부터 봄-나무에로>,

        제3 시집 <나는 너다>, 제4 시집 <게눈 속의 연꽃>을 냈다.

        황지우의 작품들은 대체로 회화적이면서도 감각적

        이미지들이 현실의 상황을 아파하는 시인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옮 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