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stav Klimt 作 Kiss
뺨의 도둑 / 장석남
나는 그녀의 분홍 뺨에 난 창을 열고 손을 넣어 자물쇠를 풀고 땅거미와 함께 들어가
가슴을 훔치고 심장을 훔치고 허벅지와 도톰한 아랫배를 훔치고 불두덩을 훔치고 간과 허파를 훔쳤다 . 허나 날이 새는데도 너무 많이 훔치는 바람에 그만 다 지고 나올 수가 없었다.
이번엔 그녀가 나의 붉은 뺨을 열고 들어왔다. 봄비처럼 그녀의 손이 쓰윽 들어왔다.
나는 두 다리가 모두 풀려 연못물이 되어 그녀의 뺨이나 비추며 고요히 고요히 파문을 기다렸다.
* The Road to Hell (Part II) (1989) - Chris Rea
|
'#시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의 모든 뿌리는 젖어 있다 (0) | 2012.01.19 |
---|---|
강/ 황인숙 (0) | 2012.01.19 |
어제는 당신이 꽃인 줄 몰랐습니다 / 박광호 (0) | 2012.01.19 |
실연(失戀) / 송찬호 (0) | 2012.01.19 |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오규원 (0) | 2012.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