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사람에게 / 문정희

경호... 2012. 1. 19. 23:07

 

 

 

                                   

 

 

 

 

 

 

 

사람에게 / 문정희 

 

 

 

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그리워한다

사람, 너는 누구냐

밤하늘 가득 기어나온 별들의 체온에

추운 몸을 기댄다

한 이름을 부른다

일찍이 광기와 불운을 사랑한 죄로

나 시인이 되었지만

내가 당도해야 할 허공은 어디인가

허공을 뚫어 문 하나를 내고 싶다

어느 곳도 완벽한 곳은 없었지만

문이 없는 곳 또한 없었다

사람, 너는 누구냐

나의 사랑, 나의 사막이여

온몸의 혈맥을 짜서 시를 쓴다

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그리워한다

별처럼 내밀한 촉감으로

숨 쉬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 나는 아름다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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