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성품이 빔(性 空)
지금 이미 삼보에게 스스로 귀의하여
모두들 지극한 마음일 것이니
선지식들을 위하여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하리라.
선지식들아,
비록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생각은
하나 알지 못하므로 혜능이 설명하여 주리니,
각각 잘 들으라.
마하반야바라밀이란 서쪽 나라의 범어이다.
당나라 말로는
「큰 지혜로 저 언덕에 이른다」는 뜻이니라.
이 법은 모름지기 실행할 것이요
입으로 외는데 있지 않다.
입으로 외고 실행하지 않으면
꼭둑각시와 같고 허깨비와 같으나,
닦고 행하는 이는 법신과 부처와 같으니라.
어떤 것을 마하라고 하는가?
마하란 큰 것이다.
마음의 한량이 넓고 커서 허공과 같으나
빈 마음으로 앉아 있지 말라.
곧 무기공에 떨어지느니라.
허공은 능히 일월성신과 대지산하와 모든 초목과
악한 사람과 착한 사람과 악한 법과 착한 법과
천당과 지옥을 그안에 다 포함하고 있다.
세상 사람의 자성이 빈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자성이 만법을 포함하는 것이 곧 큰 것이며
민법 모드가 다 자성인 것이다.
모든 사람과 사람 아닌 것과
악함과 착함과 악한 법과 착한 법을 보되,
모두 다 버리지 않고 그에 물들지도 아니하여
마치 허공과 같으므로 크다고 하나니,
이것이 곧 큰 실행이니라.
미혹한 사람은 입으로 외고
지혜있는 이는 마음으로 행하느니라.
또 미혹한 사람은 마음을 비워
생각하지 않는 것을 크다고 하나, 이도 또한 옳지 않느니라.
마음의 한량이 넓고 크다고 하여도,
행하지 않으면 곧 작은 것이다.
입으로만 공연히 말하면서
이 행을 닦지 아니하면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 성철스님편역 돈황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