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책]/클래식

Die Kunst der Fuge (Art of Fugue),BWV1080

경호... 2009. 4. 4. 00:48

Die Kunst der Fuge (Art of Fugue),

BWV1080

바흐 / 푸가의 기법

Johann Sebastian Bach, 1685 ~ 1750


Die Kunst der Fuge (Art of Fugue), BWV 1080
I.CONTRAPUNCTUS 1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showstatusbar="1" volume="0" loop="1" autostart="false" enablecontextmenu="0">
II.CONTRAPUNCTUS 3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showstatusbar="1" volume="0" loop="1" autostart="false" enablecontextmenu="0">
III.CONTRAPUNCTUS 2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showstatusbar="1" volume="0" loop="1" autostart="false" enablecontextmenu="0">
IV.CONTRAPUNCTUS 4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showstatusbar="1" volume="0" loop="1" autostart="false" enablecontextmenu="0">
V.CONTRAPUNCTUS 5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showstatusbar="1" volume="0" loop="1" autostart="false" enablecontextmenu="0">
VI.CONTRAPUNCTUS 10 4 ALLA DECIMA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showstatusbar="1" volume="0" loop="1" autostart="false" enablecontextmenu="0">
VII.CONTRANPUNCTUS 6 A 4 IN STYLO FRANCESE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showstatusbar="1" volume="0" loop="1" autostart="false" enablecontextmenu="0">
VIII.CANON PER AUGMENATIONEM IN CONTRARIO MOTU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showstatusbar="1" volume="0" loop="1" autostart="false" enablecontextmenu="0">
IX.CONTRAPUNCTUS 9 A 4 ALLA DUODECIMA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showstatusbar="1" volume="0" loop="1" autostart="false" enablecontextmenu="0">
X.CONTRAPUNCTUS 8 A 3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enablecontextmenu="0" autostart="false" loop="1" volume="0" showstatusbar="1">
XI.CONTRAPUNCTUS 7 A 4
PER AUGMENTATIONEM ET DIMINUTIONEM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enablecontextmenu="0" autostart="false" loop="1" volume="0" showstatusbar="1">
XI1.CONTRAPUNCTUS 11 A 4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enablecontextmenu="0" autostart="false" loop="1" volume="0" showstatusbar="1">
XIII.CANON ALLA OTTAVA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enablecontextmenu="0" autostart="false" loop="1" volume="0" showstatusbar="1">
XIV.CONTRAPUNCTUS A 3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enablecontextmenu="0" autostart="false" loop="1" volume="0" showstatusbar="1">
XV.CANON ALLA DECIMA CONTRAPUNCTO ALLA TERZA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enablecontextmenu="0" autostart="false" loop="1" volume="0" showstatusbar="1">
XVI.CONTRAPUNCTUS (INVERSUS) 12 A 4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enablecontextmenu="0" autostart="false" loop="1" volume="0" showstatusbar="1">
XVII.CANON ALLA DUODECIMA CONTRAPUNCTO ALLA QUINTA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x-text/html; charset=iso-8859-1" enablecontextmenu="0" autostart="false" loop="1" volume="0" showstatusbar="1">
XVIII.FUGA A 3 SOGGETTI 
Quartetto Italiano
Elisa Pegreffi, Violin, Luca Simonchini, Cello
Paolo Borciani, Violin, Tommaso Poggi, Viola

바흐의 <푸가의 기법>은 <음악의 헌정>과 함께 바흐가 최후로 남긴 걸작이다. 바흐는 1747년 <음악의 헌정>을 완성하고 1749년 <푸가의 기법>을 쓰다가 1750년 세상을 떠났다. 이 작품은 대위법의 위대한 잠재력을 집대성하여 푸가 작곡의 모든 기법을 집약시킨 방대한 작품으로 대위법 작품의 최고봉에 도달한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된다.이 작품이 추구한 이상과 음악적 수준이 너무나 시대를 앞섰기 때문에 당대는 물론 20세기 초반 까지 이 작품의 가치는 전혀 이해되지 못했다.

20세기가 되어서야 겨우 음악학자들이 이 작품을 규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이 작품을 학구적인 복잡한 연습곡 내지 이론적 교칙본 정도로 간주한 것에 불과했다. 이 곡의 연주 악기에 대해서는 음악학자 들의 연구에 의해 클라비어나 오르간 같은 건반 악기를 위한 작품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1927년 볼프강 그래저 (Wolfgang Graeser)라는 스위스의 젊은 귀재의 18세 때의 창조적 발상에 의해 관현악을 위한 카논과 푸가 세트를 만들어 곡의 순서를 새롭게 마련한 것이 이 곡 연주의 한 이정표를 세우는 사건이 되었다. 

그 후 그래저의 버전은 미국으로 건너갔고 레오폴드 스토콥스키 같은 지휘자의 관심을 끌게 되어 관현악 곡으로 편곡되어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이 곡을 건반악기 연주 외에 다양한 기악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그래저의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복잡한 이 곡의 구조를 초판본에 의해 풀어보면 대체로 6개의 그룹으로 나눠지는데 1곡부터 4곡 까지는 단순 4성 푸가, 5곡부터 7곡 까지는 역행 푸가. 8곡에서 11곡 까지는 2중 및 3중 푸가, 12, 13곡은 반사(mirror) 푸가, 14곡-17곡은 확대 푸가와 8도,10도,12도 카논, 18곡 마지막 곡은 카논3개의 주제에 의한 푸가로 마지막 주제는 바흐의 이름 B-A-C-H(B flat) 모티브에 의한 푸가로 미완성으로 남겨졌다.

Fuge, 푸가

 푸가란 단일 주제가 특정한 조관계를 지키면서 관련된 각 조에 반복 제시되는 악곡을 위한 형식이다. 이 단일주제가 주창(主唱)인데, 그 특정한 조관계는 원칙적으로 마침꼴 법칙에 따라야 하며, 그 반복 제시는 규칙적인 모방수법에 의한다. 그러므로 푸가는 대위기법에 의하여 협창(協唱)되는 폴리포니적 악곡이라고도 할 수 있다.

푸가에 있어서의 선율 요소는 주창과 답창(答唱), 대창(對唱) 등인데 그중 주창은 푸가의 주제 그 자체를 가리키며, 리듬 선율, 화음, 조 등의 제약을 받으면서도 보조적 주제로서의 독자적인 양상을 띠고 악곡으로서의 푸가 전반에 걸쳐 지배적인 생명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밖에도 제시부, 회유부, 지속음부, 추적부 등의 화성적 요소를 결정하는 과정도 엄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등 여러가지 요소가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푸가는 성악과 기악 양측에서 활용되고 있는 음악형식이며 대위법적 기법의 가장 발전된 단계로도 볼 수 있다.

Quartetto Italiano

이태리의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파올로 보르치아니의 마지막 레코딩. 결코 과장되거나 외적인 것에 치우치지 않고, 역사적 연주에 대한 심오한 자각을 일깨워준다. 악기 지정을 하지 않는 바흐의 마지막 노래가 이들 연주자에게는 무한 한 상상의 공간을 제공하면서 어쩌면 바흐가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푸가의 기법이 현악 사중주를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확신이 들만큼...

바흐 최후의 미완성 걸작 푸가의 기법 (THE ART OF FUGUE)이 이태리 를 대표하는 전설의 현악4중주단 이탈리아 4중주단 (Quartetto Italiano) 을 이끌었던 파올로 보르치아니의 고결한 숨결이 묻어나는 마지막 레코 딩으로 태어났다. 수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자신의 편곡에 따라 조반니 4중주단의 두 연주자(포치와 시몬치니)와 이탈리아 4중주단의 보르치아니 부부(보르 치아니, 페그레피)등 지난 수십년 이태리를 대표하는 구, 신 현악 4중주 단이 헤쳐 모인 결실이다 더군다나 당시 보르치아니는 암과 류머티즘과의 투병으로 몸에 주사바늘을 꽂은 채 연주 했다고 전한다.

현악 4중주로 빚어낸 백조의 노래

 “바흐는 그 이름이 시냇물인데 그의 음악은 바다와 같이 망망하다.” 베토벤은 바흐의 위대함을 이렇게 말했다. 시냇물처럼 영롱하면서도 바다처럼 심오한 바흐 음악의 양면성을 잘 대변해 주는 대목이다. 바이마르 시대, 쾨텐 시대 그리고 삶을 마감했던 라이프치히 시대를 통틀어 바흐는 일생동안 교회와 귀족에 귀속되어 많은 일에 시달리는 고단한 직업인이었다. 그에게서 음악은 평범한 일상의 생활이자 평범이 허락되지 않는 예술이기도 했다. 이렇듯 자유로운 창작활동과는 거리가 먼 상황에서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야 했던 성실한 생활인으로서의 바흐의 위대함이 여기에 있다.

기악곡이든 성악곡이든 바흐의 모든 음악작품의 표지에는 ‘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라고 기록되어 있다. 모든 음악은 하나님을 위해 드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바흐 음악의 근원은 바로 그의 깊은 신앙심에서 찾아야 한다.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성서를 펼쳐 놓고 해당된 대목을 손으로 짚어가며 깊게 몰입해 보라. 어느덧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이윽고 정화된 몸 안쪽 깊은 곳에서 샘물과도 같이 흘러나오는 기쁨의 눈물을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바흐가 신앙에 바친 그 정신의 역동성은 이미 시대를 넘고 국경을 넘어서 전 인류가 공유하고 있다.

바흐의 음악은 심지어 기악곡 뿐만 아니라 수난곡?미사곡?오라토리오 작품들까지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편곡되어 쓰이고 있으며, 클래식 연주자도 재즈피아니스트도 바흐를 연주한다. 바흐의 음악은 이렇게 다원적 가치를 지니고 21세기 인터넷 시대에서 오히려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결국 바흐는 음악의 시작이자 끝인 셈이다. 스트라빈스키까지도 온갖 음악기법을 시도한 끝에 단말마처럼 외쳤다. “바흐로 돌아가자!” 1749년, 바흐의 두 눈은 세상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추한 세상을 보지 못해서였을까.

바흐는 인생의 종착지에서 자신의 음악을 집대성했다고 할 수 있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음악의 헌정], [푸가의 기법] 등의 창작에 몰두했다. 그리고 1750년 [푸가의 기법]을 미완성으로 남겨둔 채 그렇게도 갈망했던 신의 품으로 이끌려갔다. 바흐의 음악처럼 치밀하게 짜여진 엄격한 구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없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적인 면이 결코 즉흥성과 마주보고 있지는 않는다. 이질적인 두 가지 요소가 언제나 공존하며 결국에 가서는 조화로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바흐 음악의 형식미는 대위법으로 대표되는 폴리포니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크 음악의 폴리포니는 일단 바흐에게서 마지막을 고하고 이후 무한한 다양성으로 발전하며 뻗어갔다. 그래서 바흐의 마지막 작품인 대위법을 집적한 [푸가의 기법]은 새로운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바흐는 악기 지정도 빠르기 표시도 하지 않은 채 후세 사람들의 몫으로 떠넘기고 세상을 떠났다. [푸가의 기법] BWV.1080 은 작곡가 바흐의 마지막 백조의 노래이다. 평생을 그가 믿었던 하나님에 대한 끝없는 동경으로 교회에 봉사하면서 숱한 교회음악의 걸작을 쏟아내었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는 충실한 가장이었으며 생활인이었던 바흐의 마지막 작품이 바로크 음악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푸가를 집대성한 [푸가의 기법] 이었던 것이다.

[푸가의 기법]은 총 19곡으로 이루어져있다. 우선 5개의 푸가 그룹이 있는데, 단순푸가(Simple fugue) 4곡 (제1-제4 콘트라풍크투스, 4성), 이중푸가(Double fugue) 2곡(제9-10 콘트라풍크투스, 4성), 삼중푸가(Triple fugue) 2곡(제8, 제11 콘트라풍크투스, 각각 3성과 4성), 반행푸가(Counter-fugue) 3곡(제5-7 콘트라풍크투스, 4성), 투영푸가(Mirror fugue) 2곡(3성의 콘트라풍크투스, 제12 콘트라풍크투스, 각각 3성과 4성)과 마지막 곡인 미완성으로 끝난 ‘3개 주제에 의한 4성의 푸가’가 그것이다. 그리고 4곡의 카논(옥타브, 10도, 12도, 확대 반진행에 의한)과 ‘두 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푸가’가 1곡 있다. 바흐가 총 20곡으로 구상했었다는 일화도 전하고 있으나 마지막 19번째 푸가의 세 번째 주제 239마디에서 악보는 멎어있다.

즉 반음계적인 음울한 그의 이름을 딴 B-A-C-H 주제로 끝나는 것이다. [푸가의 기법] 초판본에는 바흐의 코랄 ‘저는 당신의 보좌 앞에 이렇게 섰습니다’ 가 덧붙여져 있는데, 이는 미완성곡의 이유를 보여주는 것으로 주님 곁으로 가고자 했던 죽음에 대한 암시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즉 이미 세상에 대한 모든 미련을 넘어선 해탈의 경지에 들어서서 저 피안의 언덕을 갈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폴 뒤 부셰는 이렇게 말했다. “[푸가의 기법]은 음악의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소리의 한계에 도달한 [푸가의 기법]은 죽음이라는 또 다른 완벽함에 근접한 자만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음반에 담긴 [푸가의 기법]은 현악 4중주단의 연주로 이루어진다.

그동안 슈투트가르트 챔버 오케스트라와 글렌 굴드의 피아노 연주와 같은 실내악단과 피아노, 하프시코드 버전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에게 또다른 바흐 음악으로 들어가는 미지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이또한 본고장 독일 연주자가 아닌 이질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남국의 정열적인 이탈리아 연주자가 시도하고 있는 만큼 바흐 음악의 세계화의 한 단면을 증명해 주는 셈이다. 실황으로 녹음된 현악 4중주를 위한 버전에서는 ‘두 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푸가’를 제외한 총 18곡이 연주되고 있다.

 연주를 위해 제1 바이올린에 파올로 보르치아니를 비롯해서, 제2 바이올린 엘리자 페그레피, 비올라 토마시 포찌, 첼로 루카 시몬치니 등 4명의 이탈리아 음악인들이 의기 투합하고 있다. 이중 보르치아니는 그룹의 리더일 뿐 아니라 영적인 면까지 아우르는 인도자이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특별한 기교를 자랑하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포용하는 바흐 음악세계의 본질에 연주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이 바흐를 연주함에 있어 받은 영감은 조금도 애매모호하지 않고 샘물처럼 맑고 영롱하다. 특히 라이브 녹음에서 감지되는 악보 넘기는 소리조차 귀에 거슬리지 않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음악의 일부로 다가온다.

시대를 뛰어넘어 모든 세대가 공유하는 바흐는 그의 바이올린 작품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현대 악기로 연주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보르치아니의 바이올린 연주는 결코 과장되거나 외적인 것에 치우치지 않고 역사적인 연주에 대한 심오한 자각을 일깨워준다. 원전연주에서 두드러지는 극히 억제되는 비브라토조차 마음껏 펼쳐지지만 오히려 어색하기보다는 바흐에 근접하고 있다. 악기 지정을 하지 않은 바흐의 마지막 노래가 이들 연주자에게는 무한한 상상의 공간을 제공하면서 어쩌면 바흐가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푸가의 기법]이 현악 4중주를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확신이 들만큼 완벽한 해석을 들려주고 있다.

첫 곡 ‘제1 콘트라풍크트스’의 도입부에서 수줍은 듯 조심스럽게 들어오는 제2 바이올린은 이어지는 다른 현악기와 잘 조화를 이루면서 그야말로 시골처녀의 은근한 미소처럼 다정하게 바흐를 노래하고 있다. 제1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가 차례로 등장하며 바흐의 성스러운 성을 견고하게 구축해간다. 아무런 과장이 없는 현악기는 그야말로 소박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2곡 ‘제2 콘트라풍크투스’가 끝나고 단원 중의 누군가가 악보를 툭 치는 소리는 라이브에서의 현장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3곡 ‘제3 콘트라풍크투스’는 같은 주제를 다소 빠르게 연주하는데 각 악기는 매우 리드미컬하다. 7곡 ‘제6 콘트라풍크투스’는 첼로의 힘있는 도입부가 매력적이다.

8곡 ‘확대 반진행에 의한 카논’은 바이올린과 첼로의 이중주이다. 맑은 시냇물과도 같은 순결한 이미지를 풍겨주고 있다. 바이올린이 목청 높여 노래하면 바순이 뒤에서 이에 질 새라 도드라지고 이내 둘은 다정한 친구가 되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를 받쳐준다. 소담스럽기 짝이 없는 소리의 향연의 대미는 마지막 곡 ‘3개의 주제에 의한 푸가’로 절정을 이루는데, 바흐 음악의 기본이 되었던 그의 신앙 고백처럼 엄숙함과 경건함이 가득한 연주를 장장 17분에 걸쳐 들려준다. 주제a가 첼로의 우울한 저음으로 나타나고 차례로 각 성부가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오른다.

중반부 비올라의 독주는 비애감이 이를데 없다. 마침내 210마디에서 B-A-C-H 주제가 비장하게 등장하고 제3 제시부의 돌연 저 멀리 나락으로 떨어져버리고 청중들의 박수소리에 묻혀버린다. 30초 이상 이어지는 박수는 마지막 곡의 일부분인양 허무하게 사그라든다. 마치 비방과 고함으로 얼룩진 세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보르치아니가 이끄는 현악 4중주단의 꾸밈없는 연주는 육체를 떠난 정신이 있으며 바흐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있다. 때로는 [마태수난곡]에 나타나는 거대한 합창처럼 [푸가의 기법] 또한 대편성 오케스트라로 연주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19세기에 멘델스존이 [마태수난곡]의 역사적인 연주로 바흐를 재발견했던 것처럼, 20세기에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많은 기악곡, 성악곡을 편곡해서 일반 대중 속으로 바흐를 알렸던 스토코프스키 조차도 [푸가의 기법] 만은 손대지 않았다. 바흐도 결국 흙으로 돌아갔다. 그가 그렇게 열렬하게 찬미했던 주님 품속으로 가기 직전, 장님이 되어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바흐는 가장 단순한 악기가 가장 이상적인 [푸가의 기법] 연주를 할 수 있으리라 믿었을 것이다.

그래서 각 성부를 하나씩 맡아 자신의 영역을 축소하거나 확대하지 않은 채, 묵묵히 한음 한음을 일구어가는 보르치아니와 4중주 멤버들의 바흐는 음악적인 감동 이상의 종교적인 체험까지 가능하게 해 주고 남음이 있다. 인공적인 향료가 뿌려지지 않은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숭고한 자연미가 거기에 있다. 이것은 구속된 현실에 대한 자유의 실현이자 신에 대한 동경의 궁극이기도 하다. 바흐가 갈구했던 이상의 종착지는 바로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초연한 ‘무(無)’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글출처:http://www.maniadb.com

음원출처:http://mediafile.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