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시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 이외수

경호... 2008. 3. 28. 02:45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 두고 / 이외수 (낭송:김춘경)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나지막히
    그대 이름을 부른다

    살아 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