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 무거워야 한다, 다만 무겁게 보여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내적인 충실을 중요시한다.
대개의 유태인들은 겉치레에 능숙하지 못한 편이다.
아니 경원하고 주저하며,
오히려 싫어한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항아리의 겉모양을 보지 말고 내용물을 보라'는 격언은
유태인들의 그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유태인들은 내면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며,
겉모양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은
내면의 추악함을 감추려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이나 생활태도는 인간에 대해서 뿐 아니라
모든 사물에 대해서도 철저하다.
예를 들어,
번지르한 포장술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약삭빠른
상혼에 속아서는 안된다고 자녀들에게 가르친다.
겉모양을 치장하는 데만 집착한다면
아무래도 내면을 충실히 하는 데 소홀하기 쉽다.
즉, 내면이 알차지 못한 사람일수록 겉모양을 적당히 치장하여
마치 속이 꽉 찬 것처럼 보이려고 애쓴다.
이러한 심리는 동, 서양을 막론하고 흔히 있는 일이다.
외면을 도외시하는 만큼 내면에 충실한다.
뉴욕에 살고 있는 유태계 부호 중의 한 사람인
필립 J. 구다스 부인은,
'은은 무거워야 한다. 다만 무겁게 보여서는 안된다'라는
말을 처세훈으로 삼고 있다.
"옷을 구입할 때는 최고급 옷감에
최고의 솜씨로 지은 것을 선택해야 하지만,
야한 색깔이나 유행을 따르는 옷은 절대 입지 않으며,
밍크 코트 같은 최고급 의복은
아무리 돈이 많은 부자라 해도 입어서는 안된다.
또한 좋은 그림을 벽에 걸어두는 것은 좋지만
손님들 눈에 잘 띄게 거는 것은 피해야 하며,
소녀는 둥근 밀짚모자와 흰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바로 이런 것들이 '무겁게 보이지 않는 방법'이다.
예컨대 자기 자신을 필요 이상으로
꾸미지 않고 허세를 부리지 않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남으로부터
공연히 반감을 사지 말라는 뜻이다.
런던 로스차일드 가문의 초대 총수였던 네이슨 로스차일드도
당시 신사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옷 끝단 장식 등의
치장이나 허례허식을 극단적으로 경멸했으며,
오직 실력만이 전부라고 믿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유태인들은 은이 참무게를 자랑하는 것처럼
내면의 충실에 힘을 쏟는다.
비근한 예일지 모르지만.
조그마한 명함 한 장에 앞뒤가 꽉 차도록 직함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유태인들은 그와 같은 겉만 번지르르한 직함보다는,
남이 인정할 수 있는 실력 함양에 모든 힘을 경주한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어렸을 때부터 소박하고 단정하게 차려 입히고,
눈에 뛰는 행동은 삼가도록 교육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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