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꽃은 너무나 탐스럽고 오랫동안 지지 않은 채 그대로였고
아담과 이브는 그 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행복했어
morning
그 꽃을 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그 꽃의 이름을 정하자고 했지
하지만 마땅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은 이브는 결국 그 꽃의 이름을
동네 사람들에게 지어 달라고 했어.
spring
환상꽃이라 부르자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이 꽃은
하늘 나라에서나 피는 꽃인듯하니 하늘꽃 이라 하자고 했지.
며칠을 두고 아담과 이브는 고민했어.
하지만 그 꽃의 이름을 쉬이 만들 수 없었지.
summer
그러다가 어느 날엔가 그 앞을 지나가던 이상한 아이 하나가 그 꽃을 보며
"아니, 이 꽃이 여기에 피었네?"
아이는 그 꽃의 이파리를 살며시 만져 봤어.
아담과 이브는 그 꽃을 알고 있는 듯한 그 아이에게 다가서서 물었지.
autumn
"이 꽃의 이름을 알고 있니?"
아이는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어
" 그러니? 그러지 않아도 이 꽃에게 이름을 지어 주려 하던 참이었어.
네가 가르쳐 주련?"
아이가 말했어.
"이 꽃은 이 세상에 단 한송이만 피는
가장 착한 것을 위하여,
또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위하여 또 가장 슬픈 것을 위해 피는 꽃입니다."
winter
"가장 착하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슬픈것"
"그리고 이 꽃은 사랑이 가장 깊은 사람 사이에 단 한번 피어 나지요.
꽃 이름도 그들이 지어주어야만 해요."
"하지만..."
아 이의 얼굴이 순간 찌푸려지는 걸 아담과 이브는 물끄러미 쳐다봤어.
"꽃은 언젠가는 지는 법입니다.
그러기 위해 피어나는 거구요..."
Aquarius
아이는 그 말을 흘리고는 꽃잎을 매만지던 손을 슬며시 거두어 들이고 돌아섰어.
지기 위해서 피는 꽃이라...
아담과 이브는 그 말을 곰곰히 되씹었어.
하지만 그 꽃은 몇번의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봄이 와도 결코
지는법이 없이 그 자리에 오랫동안 피어 있었지.
그래서 그 꽃 의 이름을 그들은 사랑꽃이라 불렀어.
First Kiss Of Spring
그러던 어느 날인가 이브가 아프기 시작했어.
영문도 알지 못하는 병에 이브는 오랫동안 누워 있기만 했고
아담은 이브를 위해 세상의 모든 것을 다해서 병을 고치려고 했지.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지.
그러다가 이브는 가슴이 아프도록 아주 봄볕 좋은 날에 홀연히 숨을 거두었지.
그 때문에 아담은 내내 눈물을 하늘쪽으로만 날려 보내야 했어
Eves sh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