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것입니다.
보이는 것이 먼저라고 우선 다기부터 장만하고 적당한 가격대의 찻잎을 사서 차 한잔을 내려 해도
어떤 다기로 어떤 차를 어떻게 마셔야 할지 참으로 답답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 차정신,다도,다례,다예 등의 문자가 붙으면 차는 막막하고 답답한 경지를 지나
어렵기만 느껴지고 안그래도 익숙하지 않는 차맛에 고개를 돌리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차생활이라는 것도 실은 따지고 보면 우리 일상생활의 지혜를 가다듬은 먹거리 문화의 하나로,
올바른 먹거리 문화를 일구어 나가는 자세속에서 차생활의 기본적인 정신과 태도가
자연스럽게 성립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생활밖에 있는 차가 아니고 우리의 생활속에 자연스럽게 베어있는 것이 진정한 차문화이고
차생활입니다.
차문화나 차생활이 낯설고 어색해 보이는 것은 우리 생활속에 베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왜 이렇고, 저것은 왜 저럴까 하고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면 절로 자연스러운
차생활로 접어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차라고 하는 것은 마시는 것뿐 아니라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중국의 유명한 다성(茶聖)인
육우는 「다경」에서 ‘차는 지극히 맛이 차서 행실이 한결같고 정성되며 검소하고
덕이 있는 사람 [精行儉德之人]이 마시기에 가장 알맞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차를 다룰때는 자연히 정성을 들이게 되고 또 자신이 처한 환경과 위치(주인, 손님, 시자)를
정확히 알므로써 자연인으로서의 분수를 알아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됨으로
겸손해져 예의를 갖추게 됩니다.
또한 예의를 지킴으로써 서로를 사랑하고 존경하고 또한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차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을 위하여 생활속에서의 차와 차생활의 다양함, 우리는 법,
마시는 법에 대하여 살펴 보기로 하겠습니다.
차는 빛깔과 향기와 맛의 종합예술이라고 합니다.
차를 만들고 우려내는 방법에 따라 미묘한 변화를 일으켜,
우리의 다양한 심적 욕구를 편안하게해 주기도 합니다.
차의 성분을 백분 살리는 방법은 여느 음식 조리법과 마찬가지로 물을 끓일 기구,
차를 우려낼 도구 그리고 찻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정성입니다.
차를 우려내는 그런 마음가짐을 허락한다면, 아니 가지고자 노력한다면 차생활의 길은
너무나도 쉽게 열립니다.
그럼 먼저 차를 마실마음, 차향기를 받아들일 마음을 마련합니다.
손님 3-4인이 왔을 때 번거러운 절차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차를 우려보도록 하겠습니다.
1. 주인과 손님은 찻자리에 조용히 앉으며 예를 갖추어 인사를 나눈후 자리에 앉습니다.
주인이 ‘차 한잔 올리겠습니다.’ 라고 인사하면 손님은 목례로 답을 합니다.
2. 주인은 찻상보를 걷어 오른쪽 정위치에 놓고 퇴수기도 찻상보 앞 제자리에 놓습니다.
3. 다관의 뚜껑을 열고 차수건을 오른손으로 잡아서 왼손으로 옮겨 잡습니다.
연결해서 오른손으로 탕관를 잡고 차수건을 잡은 왼손은 탕관뚜껑을 살짝 누르면서
물식힘사발에 탕수를 붓습니다.
이때 물의 양은 잔의 수만큼 데울양이면 됩니다.
4. 물식힘사발을 들어서 다관에 탕수를 따릅니다. 뚜껑을 닫고 차수건을 제자리에 놓습니다.
연결해서 오른손으로 다관을 잡고 잔5개에 왼편 아래에서 위로 차례대로 따릅니다.
잔을 예열하는 이유는 차의 맛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예열하지 않고 차가운
잔에 바로 차를 따르면 찻잔의 찬기운이 차의 더운기운을 흡수해버려 차의 맛이 달아나게 됩니다.
5. 다관을 제자리에 놓고 다관뚜껑을 열고 차수건을 오른손으로 잡아서 왼손으로 옮겨 잡은 후
오른손으로 탕관을 잡습니다.
탕관의 탕수를 물식힘사발에 따릅니다. 차수건은 제자리에 놓습니다.
6. 이제 차를 넣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차는 새로울수록 좋습니다. 차를 개봉하였을때는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개봉하자마자 여러개의 작은 차통에 나누어서 귀한 차맛이 바뀌기전에 벗들에게
선물 하기도 하고, 잘 보관하여 그때 그때 한통씩 헐어서 먹기도 합니다)
두손으로 차통을 가지고 내앞까지 가지고 와서 차통뚜껑을 열고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서 차숟가락
(차칙)을 가져옵니다. 차통위에서 차숟가락을 돌려서 다관왼쪽 가까이 차통을 가져갑니다.
7. 우리나라도 이제 표준차탕우리기를 해야합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차를 우리는 기준이 없습니다. 이것은 차마시는 기호가 자유스럽다는
말이지만 뒤집으면 차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말도 되지요.
한잔의 차를 기준으로 보면 차 2g 이면 물 50cc, 세 번우리면 150cc, 시간은 5-6분간 소요되지요.
하지만 역시 차의 상태에 따라서 계속 우려마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차를 두 번에 걸쳐 다관에 넣은후 내앞으로 와서 차측을 밑으로 돌린후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서
차통뚜껑을 가져와 닫은후 차통을 두손으로 제자리에 갖다 놓습니다.
8. 그동안 물식힘사발에 부어놓은 탕수가 식어 있습니다.
(차를 우리는 탕수는 너무 뜨거우면 상그러운 맛대신 차맛이 탁해지고, 시간이 너무 짧으면
차맛이 제대로 우러나오지 않아 맹탕이 되어 싱겁게 되며, 너무 오래두면 떫게 됩니다.
우전을 우릴때는 50도, 세작 60-70도, 중작 70-80도, 대작 90도가 적당합니다.)
적당하게 식힌 탕수를 다관에 따릅니다.
9. 차가 우려지는동안 찻잔을 예열한 물을 버립니다.
오른손으로 차수건을 잡아서 왼손으로 옮겨 잡은후 오른손으로 찻잔 하나씩을 내앞으로
가져옵니다. 차수건으로 받친후 시계방향 으로 한바퀴 천천히 돌린후 퇴수그릇에 물을 버립니다.
남은 물기는 차수건으로 마무리를 하고 차수건은 제자리에 둡니다.
10. 다관을 오른손으로 잡아서 엄지를 다관뚜껑을 살며시 누르면서 왼손을 오른쪽 엄지를 살짝
가리면서 정성스럽게 차를 따르기 시작합니다.
차를 따를때는 차를 따르는 순간에도 계속 차가 우려지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1/2씩 따릅니다.
반대로 돌아오면서 1/2을 더 따르면서 균일하게 차를 따릅니다.
조금씩 조금씩 따르는 방법은 시각적 아름다움과 따르는 이의 상당한 수련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한꺼번에 물식힘사발에 따라서 나누어 주는 방법도 권할만 합니다
11. 다음에는 오른손으로 차탁을 가져와서 왼손바닥에 올려놓은후 찻잔을 차탁위에 얹어서 공손하게
손님에게 권합니다. 물론 가장 연세가 높으신 분이 먼저입니다.
구분하기 곤란할때는 오른쪽이 상석입니다.
주인이 손님가까이 찻잔을 놓아드리면 손님은 찻탁을 잡고 자신의 앞으로
가만히 옮겨놓으면 됩니다.
12. 차를 마실때는 모두에게 차가 돌아간뒤까지 기다리는 것이 예의입니다.
주인이 ‘차드십시요’라고 하면 손님은 ‘잘마시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한후 연장자가 잔을 들면
따라서 잔을 두손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공손하게 왼손바닥위에 받치듯이 잔을 놓고
오른손으로 감싸면서 마십니다.
(이때 감상해야 할 것은 색,향,미 입니다. 먼저 우려진 차의 탕색을 감상 하고,
가만히 들어올리면서 향을 맡고, 맛을 봅니다.
차를 마실 때, 단숨에 마시지 말고 세 번 나누어서 마십니다.
향기와 맛 이 좋은 음식은 그냥 먹는 다고 하지 않고 음미하면서 먹는다고 합니다.
차도 입에 머금고 입안에서 가만히 굴리듯 마시면 차맛과 입안에서 우러 난 단맛이 어우러져,
향기로운 기운이 입안 가득히 퍼지는 것을 느낄수 있을 것입니다.)
초탕을 마신후 다과를 권합니다. 주인은 재탕,삼탕까지 우려서 손님에게 권한후 처음 시작할 때의
찻상과 같이 정리를 한후 찻상보를 덮습니다.
그리고 ‘찻자리를 마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면 손님은 ‘잘 마셨습니다’ 라고 답례 합니다.
차 맛을 안다고 하는 것은 쓴 맛, 단 맛, 떫은 맛, 매운 맛,
신 맛을 가진 세상살이의 오미(五味)를 아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차의 오미를 오감으로 마시는데, 어찌 몸과 마음이 바르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 마음자리에서 다례,다도의 길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차생활을 한다는 것은 차의 지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삶의 깊이를 더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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