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세월/류시화

경호... 2007. 10. 23. 19:13

세월

시 : 류시화

 

강물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강물이 소리내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그대를 만나 내 몸을 바치면서

나는 강물보다 더 크게 울었네

강물은 저를 바다에 잃어 버리는 슬픔에 울고

나는 그대를 잃어버리는 슬픔에 울었네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먼저 가보았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그 서러운 울음을  나는 보았네

배들도 눈물 어린 등불을 켜고

차마 갈대숲을 빠르게 떠나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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