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宗鏡錄의 冥樞會要의 唯識부분 - (원순 번역)
삼경(三境)과 삼량(三量)의 분별(강의 - 8)
그 다음에 봅시다.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는 독두의식은 삼량(三量)에 통한다.
실체가 있는 법을 반연할 때에 다섯 가지 경계 등을 반연하는 것은
현량에 통하기 때문이다.
오근계(五根界)나 칠심계(七心界)등의 경계를 반연하는 것은 비량(比量)이다.
허공의 꽃이나 과거 및 미래의 경계를 반연하는 것은
비량(比量)과 비량(非量)에 통하는 것이다.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는 독두의식은’
이것은 홀로 흩어지는 의식, 독산의식(獨散意識)이라 그럽니다.
‘실체가 있는 법을 반연할 때에 다섯 가지 경계 등을 반연하는 것은
현량에 통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뭔가 하면,
현량은 직관인데, 직관은 실재 대상을 반연해야 되요.
실재 대상 다섯 가지, 색깔 있는 것, 소리, 냄새, 맛, 촉감을
인식하는 것은 현량이 하는데 이것도 독두의식이 한다,
그런데 이 의식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다섯 가지 감각하고 의식이 동시에 같이 대상 인식하는 게 아니고
홀로 작용하는 거예요.
자 보세요.
형색이 눈과 인연이 되어서 시각이 생겼죠,
소리와 귀가 인연이 되어서 청각이 생겼고,
냄새와 코와 인연이 되어서 후각이 생겼고,
맛과 혀가 만나니까 미각이 생겼고,
피부에 무엇인가 접촉되는 인연에 의해서 촉각이 생겼다,
여기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법이라 그러고,
의근을 의지해서 법을 인식하는 의식이 있다.
그런데 이 의식이 독두의식이라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다섯 가지 감각하고 의식이
동시에 같이 대상을 인식하는 게 아니고
바로 형색, 소리, 냄새, 맛, 촉감을 인식하는 겁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 하면,
일단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생겨야 됩니다.
촉각이 생겼을 때 촉각에 의해서 뭐가 반연되느냐 하면,
시각에 의해서 형색, 청각에 의해서 소리, 후각에 의해서 냄새,
미각에 의해서 맛, 촉각에 의해서 촉감,
이 다섯 가지가 나타나죠.
간단하게 말하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에 의해서
색·성·향·미·촉이 나타나는 거예요.
그때 다섯 가지 감각이 반연한 이 대상을
의식이 홀로 직접 인식을 한다 이런 말이에요.
그래서 여기 얘기가 그런 얘깁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에 반연 된 색·성·향·미·촉의 경계를
독두의식이 반연한다 이겁니다.
이때 반연 한 인식을 현량[직관]이라 그런다 이 말이에요.
그 다음에 비량(比量)을 설명 합니다.
‘오근계(五根界)나 칠심계(七心界)등의 경계를 반연하는 것은 비량(比量)이다.’
오근(五根 : 눈·귀·코·혀·몸)은 몸이죠.
몸은 자기가 자기를 인식 못하죠.
자기 얼굴을 보려면 거울로 비춰봐야 되는 것처럼
매개물이 있어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거울에 나타난 얼굴은 직접인식이 아니고
거울을 통해서 보기 때문에 간접인식이라 그럽니다.
그렇다면 비교할 비자 비량이 되는 거죠.
그러면 눈은 자기 몸을 볼 수는 있지만
몸을 이루고 있는 4대[흙·물·불·바람]는 볼 수 없죠.
그러면 추리를 해야 됩니다.
그래서 오근계는 이렇게 추리를 해야 알 수 있기 때문에 비량(比量)이에요.
칠심계(七心界)는 육식(六識: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식)에
의근(意根, 말나식)을 더한 일곱 개의 마음을 얘기 합니다.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다섯 개의 감각은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의식으로 추리해서 아는 거예요.
눈에 보이지 않는 다면 현량[직관]이 아니죠.
추리해서 ‘눈과 대상이 만나서 시각이 일어난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의식도 눈에 보이지 않죠?
우리가 눈으로 직접 확인 할 수 없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전부다 의식이 추리에 의해서 압니다.
말나식은 의근이라 하는데
잠재의식이라서 더 말할 나위 없이 마찬가지에요.
그래서 여기 얘기가
‘오근계(五根界)나 칠심계(七心界)등의 경계를 반연하는 것은 비량(比量)이다.’
직접 인식이 안 되기 때문에
이리저리 비교해가지고 추리해서 아는 것이다, 이 말이에요.
‘허공의 꽃이나 과거 및 미래의 경계를 반연하는 것은
비량(比量)과 비량(非量)에 통하는 것이다.’
과거는 이러이러해서 생각을 해보니까 이 게 맞더라 하면
비교할 비자 비량, 추리한 인식이 맞아요.
그런데 그 생각이 틀렸다면 아닐 비자 비량(非量)입니다.
미래의 일도 생각해 봅시다.
미래의 일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죠.
그래서 점을 쳤는데 딱 맞아떨어졌다면 비교할 비자 비량(比量)이 되는 거고
틀렸다면 아닐 비자 비량(非量)이 되는 거죠.
그 다음에 허공의 꽃도 실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아닐 비자 비량(非量)입니다.
이렇게 현량, 비량(比量), 비량(非量), 이 세 가지는 의식에서 작용 하는데,
특히 독두의식에서 작용을 한다 이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 일상생활에 이 세 가지가 다 작용 하는데,
직관[現量]도 하고, 추리[比量]도 하고, 잘못된 인식[非量]도 한다,
이런 것을 잘 알아야 됩니다.
눈병 난 사람이 허공의 꽃을 보면
눈으로 직접 보니까 직관은 직관인데 직관이 아니죠.
보기는 보지만 실제의 꽃이 아니잖아요.
이렇게 직관상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아닐 비자 비량(非量)이라 그럽니다.
예를 들어서 새끼를 보고 뱀으로 착각하는 것,
솥뚜껑 보고 자라로 착각해서 놀라는 것, 이런 거죠.
상담 사례를 한 가지 얘기하고 마치겠습니다.
몇 년 전에 송광사에 있을 때,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분인데 전화가 왔습니다.
이 분 얘기가,
노처녀가 나이가 들어서 처음으로 남자를 만나서 데이트를 했답니다.
그런데 이 남자가 미국으로 유학을 갔대요.
이 노처녀가 이 남자를 못 잊어서 편지도 보내고 전화도 하고 그랬는데
몇 달 뒤부터는 그 남자가 전화를 안 받고 자꾸 피하더라는 거예요.
처음 만났을 때도 주위에서는
그 남자가 여자가 많으니까 사귀지 마라 행실이 안 좋다,
심지어는 그 남자 집에 가면 여자 팬티가 많다,
이런 소문도 나고 그랬다는 거예요.
그런데 자기는 첫 번째 데이트하는 남자라서 마음이 들뿐만 아니라
그런 얘기에는 관심을 안 가졌다는 거예요.
그런데 막상 그런 일을 당하고 그러니까 미국 갈 수도 없고,
남자가 배신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스님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상담을 했어요.
그런데 이게 문제거든요.
제가 얘기를 했습니다.
첫 번째 봤을 때 좋은 이미지가 지금까지 지속이 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 남자는 변심을 했습니다.
전화를 안 받으려고 이 핑계 저 핑계 대는 것은 변심을 한 것이 분명한데
당신은 왜 첫 번째 좋은 이미지를 계속 가지고 있느냐고
그 이미지로 인해서 개인의 행복을 봤을 때
가슴에 통증이 일어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좋은 이미지는 지금 현재 안 맞죠, 그죠?
처음에는 첫 이미지하고 딱 맞게
전화도 잘 받고 그랬으니까 그 남자에 대해서 신뢰가 가죠.
그때는 삼량 중에 어디에 해당 합니까?
현량?
에이, 멀리 떨어져 있는데?
비교할 비자 비량이죠.
그런데 끝에 가서 어긋난 것은 아닐 비자 비량이 됩니다.
그럼 아닐 비자 비량이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벗어나야죠. 그죠?
이때는 그 남자에 대한 좋은 이미지, 독영경이죠.
그런데 현실은 그 남자는 없습니다.
자기 홀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던 거예요.
그 좋은 이미지가 현재 남자가 변심을 해서 안 맞으니까
자기의 가슴에 통증이 오는 거죠.
그래서 전화를 한 거예요.
그게 꿈속에 있는 일이거든요.
그때 좋은 이미지, 독영경을 보고 인식하고 있는 이 대상이라 하는 것이
실제 저 미국에 있는 개인이 아니고
자기 의식상에 좋은 이미지가 남아 있는 거예요.
그게 꿈이라 하는 겁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살아가는 게 많습니다.
아닐 비자 비량이 되면 얼른 마음을 거두고 정리를 해야 되거든요.
이렇게 상세하게 얘기 해 줬는데도 잘 안 되는가 봐요.
그 이후로도 몇 번 전화가 와서 비슷한 얘기를 계속 해줬는데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끝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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