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宗鏡錄의 冥樞會要의 唯識부분 - (원순 번역)
청정한 마음경계 허공과 같다 (강의 - 3)
굳건한 땅 물에 떠서 형태 갖추며
잔잔한 물 바람 따라 흘러간다네.
부는 바람 허공을 의지하여도
텅 빈 허공 다른 것에 의지 않는다.
‘굳건한 땅 물에 떠서 형태 갖추며’
이 말은 흙은 물에 의해서 형상을 갖춰진다는 거예요.
물은 흡수하고 수용하는 특성이 있어서
흡착하고 결합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게 물입니다.
예를 들면, 진흙에 물을 뿌리면 뿌릴수록 더 단단해지기도 하고
밀가루에 물을 뿌리면 뭉쳐지죠.
이것은 물은 스며들기 때문에 결합시키는 힘이 있죠.
이렇게 결합시키는 힘이 있는 반면 해체도 되죠.
그래서 비온 뒤에 땅은 더 단단해진다는 말이 있는 거죠.
‘잔잔한 물 바람따라 흘러간다네’
물은 바람을 의지한다는 거예요.
바람이 불거나 흔들지 않는 이상은 물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물이 흘러가는 것은 바람에 의해서 흘러가는 겁니다.
‘부는 바람 허공을 의지하여도’
바람은 허공에 의지하죠.
허공이 텅 비어있지 않으면 바람은 불수가 없습니다.
흙, 물, 불 이 세 가지는 바람의 요소에 의지해서 움직이고
바람은 허공을 의지해서 움직입니다.
그래서 수행 중에 보면,
몸이 점점 사라지기 전에 바람이 생겨요.
바람이 충격 에너지로 되어서
바람이 불면 접촉에 의해서 몸이 아프고 그럽니다.
바람이 불면 티끌이 날아가는 것처럼
몸에 막힌 부분이 있으면 바람의 요소가 뚫어 버리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몸에 장애가 싹 사라져 버리면 바람이 불지 않습니다.
그때는 몸이 텅 비어서 아무것도 없게 되는 거죠.
텅 비어져서 바람이 없다가도
번뇌를 일으키면 몸에 기혈이 막히게 되고
또 바람이 불어서 뚫게 되는 거예요.
바람이 요즘 말로하면 기(氣)죠.
‘텅 빈 허공 다른 것에 의지 않는다.’
텅 비어 있는데 무엇에 의지할 게 없죠.
허공에 본질은 텅 빈 성품이죠.
『원각경』에 보면
‘무변허공 각소현발(無邊虛空 覺所顯發)이다.’
끝없는 허공은 깨달음에서 나왔다.
깨달음의 세계라는 것은 본연의 마음자리를 얘기 하는 겁니다.
그것을 원각이라 그럽니다.
사람이 죽는 과정에서 지수화풍 사대로 된 몸이 흩어지면 허공이 나와요.
죽음의 과정이 몸에 흙의 요소[뼈,머리카락,손톱,발톱,피부 등]가 무너져 버리고
물의 요소로 들어가면 와해가 되면서 몸의 기능이 저하되고
이 물의 요소가 불의 요소로 들어가면
몸이 본격적으로 해체되어 가는 겁니다.
불에다가 물을 끼얹으면 안개가 피어오르듯이
몸에 물 기운이 빠져나가서 입술이 마르고 그러는 겁니다.
이 불의 요소가 체온인데 바람의 요소로 빠져 들어갑니다.
그러면 불꽃이 바람에 날리어 잠시 잠깐 허공에 머물렀다 사라지는 것처럼
불기운이 빠져나가면서 몸이 식어갑니다.
이렇게 몸이 식으면서 시각적인 장애가 오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겁니다.
그 다음에 바람의 요소가 허공의 요소로 들어가면
내쉬는 호흡은 길어지고 들이쉬는 호흡은 짧아집니다.
그 때쯤 되면 죽음이 임박한 거죠.
그렇게 되면 산소호흡기를 끼는데
보통 빠르면 서너 시간 만에 호흡이 끊어집니다.
아무리 산소호흡기를 꽂아도
허파를 쥐어짜듯이 호흡하다가 딱 끊어지는 거예요.
그러면 이제 바람의 요소도 사라지고 죽음이 오는 겁니다.
이렇게 죽으면 의식만 남는데 그 의식은 허공으로 들어갑니다.
그때는 텅 빈 허공 속에 의식만 남아 있는 겁니다.
이 텅 빈 의식에서 먼저 분노[瞋]가 사라집니다.
이때 머리 정수리 쪽에 흰빛인 맑고 깨끗한 아버지 정수가 가슴 쪽으로 내려옵니다.
두 번째로 탐욕[貪]이 사라지는데, 탐욕은 여성 에너지거든요.
그래서 단전 부위에 있는 붉은색인 어머니의 정수가 가슴 쪽으로 올라옵니다.
이렇게 올라오면 큰 허공이 나타나는데
이때 불기운이 사라지기 때문에 탐욕이 사라지는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분노는 남자의 성격을 대변하는 것이고
탐욕은 여자의 성격을 대변하는 겁니다.
그래서 남성은 분노의 힘, 성냄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지휘라든지 장악력이 있습니다.
반면 여성은 탐욕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태어나면서 얼굴이 예쁘다든지,
자라면서 좋은 옷, 예쁘게 가꾸는 것 등을 좋아 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무지[痴]가 사라집니다.
무지는 어리석음이기 때문에 깜깜합니다.
마치 하늘과 땅이 만나는 것처럼
아버지의 정수와 어머니의 정수가 의식의 토대인 가슴[심장]에서 만나면
깜깜해지면서 무지가 없어집니다.
그러면서 나타나는 허공은 깜깜하면서 아주 큰,
한없는 허공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수행자가 아닌 일반인들은
깜깜해지는 이 부분에서 영혼이 기절해 버립니다.
기절해서 3~4일 후에 깨어나 보면
이미 영혼은 육체 밖으로 나와 있게 되죠.
두 번째까지 과정을 거치는데 20여분 밖에 안 걸립니다.
그런데 세 번째 단계에 와가지고 의식이 깨어 있지 않으면
보통 일반 사람들은 기절해 버립니다.
그러나 명상을 했거나 의식이 깨어 있는 사람,
이 ‘깨어 있어야만 깨닫는다’라는 말을 그때 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렇게 깨어 있는 사람은 기절하지 않고 네 번째 단계에 넘어갑니다.
이게 자성광명(自性光明)입니다.
새벽에 해는 아직 뜨지 않았지만 부옇게 밝아 오듯이
의식이 환한 밝은 빛으로 화하는 겁니다.
이때 허공이 아닌 일체 공이 나타나고
이 공에 대한 학습이 있으면 깨달아서 부처를 이루는 겁니다.
수행을 하긴 했지만 공에 대한 학습이 없었다면
그 경계를 가도 못 깨닫는 거예요.
이렇게 수행자는 죽는 순간에도 여기 와서 완전한 깨달음을 얻는 겁니다.
이것이 깨어있음이에요.
깨어있지 않으면 이런 찬스가 오지를 않는 겁니다.
이렇게 깨치지를 못하면 육신 밖으로 나와 가지고 중음의 세계,
49일의 세계에 첫발을 디디는 겁니다.
이렇게 몸이 소멸하니까 마음의 소멸,
분노와 탐욕과 어리석음, 탐진치가 소멸해 버리는 겁니다.
그다음이 경계소멸, 소멸했다는 생각도 소멸,
그 다음에 소멸하지 않는것 비환불멸(非幻不滅),
환이 아닌 것은 소멸하지 않는다.
이게 『원각경』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래서 몸 소멸이 오면 탐진치도 소멸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몸 소멸의 상태를 유지하라 하는 겁니다.
몸 없는 상태는 몸 삼매, 선정 상태예요.
몸 삼매를 통해서 마음의 찌꺼기가 없어지니까 마음 삼매가 오는 겁니다.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의식이 가슴으로 내려오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초선정에 들어갈 수 있고
4선정까지 가면 심해탈(心解脫), 마음에 걸림이 없이 자유로운 거죠.
그 다음은 일체제법이 본래 청정하고 평등일미하여
일체 공덕이 구족함을 깨닫는 혜해탈(慧解脫)이 오는 거죠.
이런 얘기가 일상생활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하겠지만
무지무지하게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에 대해서 고통이 많이 오거든요.
무지로 인해서 오는 고통은 사람들이 잘 감지를 못하기 때문에
그게 고통인줄 모르고 괴로움인줄 모르고 살아가요.
그래서 우리가 이런 공부하는 것은
무지를 타파하는 지혜를 깨닫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듣기만 해도 지혜가 생기고 사유를 하면 지혜가 생기죠.
그럼으로써 불필요한 오해에서 벗어나는 거예요.
이게 지혜의 공부입니다.
무지를 타파하려면 지혜가 생기는 법문을 들어야 됩니다.
지혜의 힘에 의해서 사유하면 그 지혜가 더 깊어지고
그 다음에 수행을 통해서 확인을 하는 거예요.
확인을 하게 되면 더 확고해지고
확고해지면 지혜에 의해서 선정이 깊어지고
그 선정에 의지해서 절대사유, 법에 대한 사유, 공에 대한 사유,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확실하게 지혜가 계발이 되면서 깨달음이 오는 거예요.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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