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敎]/唯識講義

『唯識』- 실상에 머리숙여 예배한다 (강의 - 5. 근과 색이 공하면 분별망념이 없다)

경호... 2011. 9. 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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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宗鏡錄의 冥樞會要의 唯識부분 - (원순 번역)
      실상에 머리숙여 예배한다 (강의 - 5) 여기서 게송을 한마디 읊었어요. 눈이 공하면 색이 공한 것이요 색이 공하면 눈이 공한 것이니 눈과 색이 공하므로 사물을 보고 분별하는 망념이 없다. 눈이 공하니까 색이 공하다. 예를 들면, 검은 안경을 끼면 보이는 세계가 검게, 파란 안경을 끼면 파랗게, 빨간 안경은 빨갛게 보이죠. 하지만 검지도 파랗지도 붉지도 않은, 다시 말해서 검다, 파랗다, 빨갛다 분별없는 텅 빈 안경을 끼면 보이는 세계도 분별없이 텅 비어 보이겠죠. 그렇듯이 눈도 안경과 같아서 눈이 비어 버리니까 보이는 대상도 비어진다 하는 거죠. 주관인 눈과 객관인 색이 다 비어져 버리니까 ‘사물을 보고 분별하는 망념이 없다.’, 저것은 무엇 무엇이다, 하고 분별을 할 수가 없다 이랬습니다. 여기에는 무안식적(無眼識敵)이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적이라는 말은 도둑인데, 안식이라는 도둑이 없다, 직역하면 이렇게 되죠. 사물을 보고 모양을 훔치고 색깔을 훔쳐서 분별하는 것을 도둑이라 표현하는 거죠. 도둑은 훔치는 건데, 저나 여러분들은 사실은 모두 도둑놈입니다. 도둑인가 아닌가 증명해 볼까요? 이것이 뭡니까? 찻잔이죠. 그래서 여러분은 도둑놈이에요.ㅎㅎㅎ 찻잔은 마음이 만든 것이지 본질은 모양과 색깔이 없다 했죠. 그러면 이것을 찻잔이라고 하는 것은 모양과 색깔을 보고 인식을 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모양과 색깔이 없는데 인식했다, 분별했다, 하니까 대상을 인식하는 것은 대상인 사물을 훔치는 것이기 때문에 도둑놈이 되는 거죠. 모양과 색깔이 없는데 봤으니까 도둑이라는 거죠. 그런데 번역에는 ‘분별하는 망념’이라고 했습니다. 귀가 공하면 소리가 공한 것이요 소리가 공하면 귀가 공한 것이니 귀와 소리가 공함으로 소리를 듣고 분별하는 망념이 없다. ‘분별하는 망념이 없다’를 다른 말로 하면 분별하는 인식이 끊어지는 거죠. 망념이 없는 것 보다는 아예 인식이 안 일어나는 것을 얘기하죠. 쉽게 말하면, 눈으로 사물을 볼 때 눈이 공하고 사물이 공해버리면 대상을 파악하는 시각이라는 마음이 중지가 되어버립니다. 또 소리를 듣는 것도, 귀가 공하고 소리가 공해져버리면 소리를 듣는 이 마음도 사라지는 거죠. 이것을 판단중지라 하기도 하고, 다른 말로 하면, 인식이 일어나지 않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부동상태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겁니다. 코가 공하면 냄새가 공한 것이요 냄새가 공하면 코가 공한 것이니 코와 냄새가 공함으로 냄새를 맡고 분별하는 망념이 없다. 냄새가 공하고 코가 공하면, 후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손오공이 주인공인 ‘드래곤볼’ 이라는 영화에, 손오공이 시합을 하는데, 상대가 10년 동안 몸을 씻지를 안했어요. 고약한 냄새가 얼마나 나는지, 그 냄새 때문에 힘도 못써보고 져버리는 거예요. 이 손오공도 상대가 냄새가 너무 심해서 정신이 핑핑 돌 정도니까 접근을 못하겠는 거예요. 그러니까 친구가 얘기하기를 “야! 코가 없다고 생각해라.” 한 거예요. 그래서 코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냄새가 안 맡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이기는 얘기가 나오는데, 과연 그게 가능한 것이냐 하면, 가능한 얘깁니다. 이게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말씀드립니다. 옛날에 아는 스님한테 들은 얘긴데 2, 30년 전 이야깁니다. 부잣집에서 마을 고사를 지내는데 ‘스님 참석 좀 해주십시오.’해서 갔답니다. 가서 보니 그 집에 할머니가 계시는데, 눈을 뜨고 있는 데도 앞을 못 보시는 거예요. 그래서 스님이 여쭙기를 “눈이 있으신데 안 보이십니까? 어째서 그렇게 눈이 멀었습니까?”물으니까 할머니 말씀이 부잣집에 시집을 가서 애기를 갖게 되고, 옛날에 부잣집은 일제시대 때만해도 연탄을 썼습니다. 그래서 부른 배를 안고 연탄을 갈려고 하는데 마침 그 집에서 키우던 개도 새끼를 가진 거예요. 자기가 애를 가졌는데 개도 새끼를 가졌다고 하니까 이 새댁이 기분 나빴던 거죠. 그런데 이 개가 어디를 가도 졸졸 따라다니네. 그 때 연탄을 갈다가 화가 나가지고 벌겋게 달은 연탄집계로 개 눈을 찔러 버렸데요. 찌른 것 까지는 좋았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양심에 가책이 되어서 그때부터 눈이 점점 멀어져가지고 안 보인다는 겁니다. 해코지하면 그런 과보가 옵니다. 마음에 영향을 받아서 양심에 가책이 되기 때문에 그 양심이 자기 눈을 멀게 한 겁니다. 그리고 어떤 충격을 받으면 일시적으로 말문이 막혀서 말을 못하는 경우가 있죠. 이처럼 인식이 중지되는 그런 일이 많아요. 실제로 존재의 본질을 꿰뚫어 봤을 때도 인식이 중단이 되는 겁니다. 혀가 공하면 맛이 공한 것이요 맛이 공하면 혀가 공한 것이니 혀와 맛이 공함으로 맛을 보고 분별하는 망념이 없다. 여기에서 얘기 하는 게 인식이 중지되면 시각, 청각, 후각, 미각까지 없어진 것을 얘기 합니다. 선정에 들어가면 선정상태에서 이것은 없어집니다. 자비수관 같은 수행을 하다보면 몸이 사라지는데 이것을 욕계삼매라 그럽니다. 색계 선정에 들어가기 전에 미도지정(未到地定)이라 그럽니다. 미도지정은 선정에 들어가기 전 예비선정 정도로 아시면 됩니다. 그럴 때 사라지는 감각이 후각과 미각,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리고는 몸이 다 사라지는 게 텅 빈 삼매인데 거기다가 의식이 가슴으로 쫙~ 내려오고, 이 때 초선정에 들어가는 겁니다. 그 다음에는 제2선정으로 들어가는데, 이때는 시각과 청각이 없어집니다. 이것을 어떤 식으로 구분하느냐 하면, 모기가 윙~· 하고 날아가다가 앉았다 하면 색계 초선정에서는 선정에 들었어도 모기가 물면 불쾌한 감각이 일어납니다. 선정이라는 것은 심일경성(心一境性)이라, 마음이 하나의 경지에 안주하여 동요하지 않는 상태에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모기가 물면 반응이 옵니다. 그런데 색계 제2선정은 모기가 아무리 물어도 전혀 불쾌한 감각이 안 일어나는 거예요. 이 제2선정에서 마지막에 없어지는 게 촉각입니다. 그래서 몸이 공하면 촉감이 공한 것이요 촉감이 공하면 몸이 공한 것이니 몸과 촉감이 공함으로 몸의 느낌으로 분별하는 망념이 없다. 서울에 대신행이라는 할머니가 계시는데 올해 78세쯤 되셨을 거예요. 이 할머니는 선정에 보통 서너 시간 들었다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정상태에서는 눈을 떠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예요. 시각이 딱 정지된 거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눈을 뜨고 사물을 봐도 시각이 정지된 상태에서는 모양과 색깔을 감지 못합니다. 모양과 색깔을 감지 못했다는 것은 마음이 안 일어났다는 거죠. 그렇다면 우주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죠. 모양과 색깔이 나타나는 것은 마음이 동해야만 나타나는 거예요. 그래서 선정 상태는 주객, 자타가 없는 자리예요. 이렇게 자타가 없는 게 미도지정에서 색계 초선정 이선정 삼선정 사선정... 올라가면서 점점 마음이 미세해져 가는 겁니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아무리 봐도 없습니다. 이런 자리에 와 있으면 선정이라는 게 하나가 된 자리라는 것을 알 수가 있어요. 그런데 선정이 궁극의 깨달은 것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선정의 모습은 무아, 공의 모습인 것은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선정의 모습이 공의 모습, 무아의 모습이기는 하지만 선정 상태 일 뿐이지 지혜가 계발 되어서 미세망념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의 공이라든지 무아는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몸 사라진 상태는 거친 무아를 체득한 단계, 수행 초보자들이 체험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