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에 들어가면서
유식강의가 다시 개강되어서 기쁩니다.
그런데 인원이 많네요.
다선(茶禪)반도 유식 강의를 듣습니다.
다선에서 왜 이 강의를 듣느냐 하면,
유식공부를 해야만 심리파악을 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무엇인지도 알 수가 있게 되고,
그래서 명상하는 사람은 꼭 유식을 알아야 됩니다.
그래서 성철스님도 “선 공부를 하는데 유식을 모르면 안 된다”
그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음의 경계라고 하는 것은 아주 심심미묘해서,
우리가 보통 어디를 가려고 하면 이정표를 보고 갈 수 있는데
마음의 세계에는 이정표가 없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문제를 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부처님이나 보살님들이 쓴 논서 같은 것을 봐야 됩니다.
공부를 해야 된다는 거죠.
그래서 다선 원력반이 유식반하고 같이 유식 강의를 듣는 겁니다.
원력반에서는 자비다선 지도자의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점검도 배워야 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유식을 알아야 됩니다.
유식은 얼마만큼 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느냐 하면,
유럽에서조차도 유식에 대해서 두 손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체계적으로 심도 있게 의식을 파헤쳐 놓은 것들,
마음에 대해 파헤쳐놓은 것이 유럽에는 없습니다.
(유럽에서의 의식과 마음 연구가) 어느 정도 일천하냐 하면,
백여 년 전에 프로이드가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무의식에는 억압된 기억과 감정 같은 것들이 참 많다.
무의식에 도달만 할 수 있으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프로이드 자신은
무의식에 도달할 방법이 없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의식이 무엇인가 하면 불교에서 말하는 아뢰야식입니다.
유럽에서는 백 년 전에 프로이드가
처음으로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겁니다.
프로이드 이전의 철학에서는 없었습니다.
프로이드 이전의 철학은 대게 의식에 근거한 철학이었기 때문에
무의식을 이야기할 때는 의식을 근거한 철학이 불완전한 거예요.
그래서 학자들이 “서구 철학은 프로이드에 와서 와르르 다 무너졌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런데 이런 무의식에 관계되는 가르침은
벌써 부처님은 2500년 전부터 말씀하시고 있다는 거죠.
그리고 본격적으로 심도 있게 얘기하게 된 건 A.D. 3, 4세기 무렵 입니다.
그렇게 생각해볼 때 유럽의 학문, 특히 심리학 문제(마음에 대한 문제)는
굉장히 일천하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프로이드라든지 칼 융이라든지 이런 사람들,
특히 칼 융 같은 사람은 불교 공부를 합니다.
유식 공부를 통해 나름대로의 심리학적 체계를 세우고 합니다.
외국에서는 어떤 심리에 대한 치료하는 방법이라든지
사례수집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개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또 한 번 벽에 딱 부딪혔거든요.
심리치료법 개발을 해가지고 치료를 하는데도 잘 안 된단 말입니다.
그래서 힌두교 명상을 빌려서 치료를 해왔는데,
이제는 불교 명상을 빌려와 심리치료에 접목을 시키게 된 겁니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입니다.
그래서 보편적으로 외국의 심리치료에는 불교명상이 꼭 들어갑니다.
즉 그 밑바닥에는 유식이 깔려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아셔야 합니다.
이 공부를 한다는 것은
세속에서 말하는 심리적 문제뿐만이 아니라 삶의 근원적인 문제,
생명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 유식을 모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수행한다는 것이 삶과 죽음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려면 유식을 알아야 되는 겁니다.
유식을 알면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교재는 다음 주에 나올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 지금 드린 것은
‘종경록(宗鏡錄)의 명추회요(冥樞會要)의 유식(唯識)부분’ 이랬는데,
종경록은 잘 알다시피 조사어록입니다.
어록 속에 한 60부의 경전을 인용을 했고,
중국이나 인도에서 성현이 가르친 내용을 가지고서 저술한 책입니다.
이 책은 나와 있는데 아마 지금은 품절 상태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다만 원고는 제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복사할 수가 있었고,
종경록에 있었던 것이 백 권이 됩니다.
백 권을 갖다가 상, 하권 두 권으로 압축시킨 것이 명추회요라는 것입니다.
명추회요 중에서도 유식 부분만 따로 발췌를 했습니다.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페이지 수가 100페이지가 넘습니다.
우리가 이것을 가지고 공부를 할 겁니다.
이 유식 부분의 내용은 제가 잠깐 읽어봤는데 굉장히 명쾌합니다.
유식을 들어가 보면 다른 성격이라고 할까요,
다른 시각에서 얘기하고 있지 않나.
그래서 유식 공부를 하면 “어록에서도 이런 걸 얘기하고 있구나.”
이런 것도 이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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