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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 문정희

경호... 2013. 10. 1. 03:50

 

 

 

 

 

 

 

 

 

 

 

 

 

 

사람에게 / 문정희


 

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그리워한다.
사람, 너는 누구냐


밤하늘 가득 기어나온 별들의 체온에
추운 몸을 기댄다.
한 이름을 부른다.

일찍이 광기와 불운을 사랑한 죄로
나 시인이 되었지만


내가 당도해야 할 허공은 어디인가.
허공을 뚫어 몸 하나를 내고 싶다.

어느 곳 완벽한 곳은 없었지만
문이 없는 곳 또한 없었다.

사람, 너는 누구냐
나의 사랑, 나의 사막이여
온 몸의 혈맥을 짜서 너를 쓴다 .

사람을 피해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그리워 한다.


별처럼 내밀한 촉감으로
숨쉬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
너는 얼마나 짧기에 이토록 아름다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