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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3

경호... 2012. 11. 5. 13:59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 3
 
나호열
 
 
 
 
가만히 다가서고 싶다
참았던 눈물 터지듯
이별의 편지를 쓰다 말고
문득 눈 마주치는
가을 숲
키 큰 나무


그동안
너무 많은
뿌리지 않은 씨앗의
텅 빈 열매를 찾았던 수고로움
고개 숙이니
마음의 빈 터 가득한데

버리지 못하겠다고
가슴 말라버린 잎새
주먹 쥔 나무들 곁에
느낌표 처럼 홀연히
다 벗어버린
서성거림


그러나 나는
끝끝내 잡을 수 없는 그대의
안개
심지를 버린 불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