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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김정원

경호... 2012. 2. 3. 02:29

 

물빛이 도는 창가

짐을 풀어 놓은 큰 섬 하나를

잔으로 내려놓는다

 

하루 나그네의

흔들리는 땅 위에

한 순간 고요를 저어 본다

 

철이 들 무렵

어머니의 용서를 구하던

그 날의 다사로움을 담고

 

아껴

한 모금씩 들며

깊은 겨울산의 명상을 부른다

 

떨리던 하루해가

빈 잔 속에서

바람개비로 돈다.

 

 

 

차 한잔 / 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