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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꽃/오세영
경호...
2011. 10. 18. 01:10
다가서면 관능이고
물러서면 슬픔이다.
아름다움은 적당한 거리에만 있는 것.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된다.
다가서면 눈 멀고
물러서면 어두운 사랑처럼
활활
타오르는 꽃.
아름다움은
관능과 슬픔이 태워 올리는
빛이다.
양귀비꽃/오세영
비취깃발 흔들흔들 가다 말다가
도성문을 나서 피난 백리 길 남짓
군사들 멈춰서 망국 책임 추궁하니
양귀비는 말 앞에서 죽어갔는데
꽃비녀 떨어져도 거둘 이 하나없고
비치, 공작, 옥비녀도 흩어져버렸네
황제도 얼굴가린채 구해내지 못하여
돌아보는 얼굴에 피눈물만 고였구려
장한가(長恨歌) 중 /백거이(白居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