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상시

첫사랑 그 사람은 / 박재삼

경호... 2012. 1. 19. 15:35

 

 

 

 

 

 

첫사랑 그 사람은 / 박재삼

 

 

첫사랑 그 사람은

입맞춤 다음엔

고개를 못 들었네.

 

비단올 머리칼

하늘 속에 살랑살랑

햇미역 냄새를 흘리고,

그 냄새 어느덧

마음 아파라,

내 손에도 묻어 있었네.

 

오, 부끄러움이여, 몸부림이여,

골짜기에서 흘려 보내는

실개천을 보아라,

물비늘 쓴 채 물살은 울고 있고,

우는 물살 따라

달빛도 포개어진 채 울고 있었네

 

 

 

 

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아득하면 되리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 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 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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